「산바람 · 글바람 ㊳」 산막이옛길 산책기, 여름 새벽이 깨어나는 시간
| 2026년 8월 9일, 삼복더위를 피해 새벽 산막이옛길을 걸었다. 텅 빈 주차장과 잠든 매점, 괴산호에서 불어오는 바람, 물 위의 작은 배와 어부, 그리고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발소리까지 조용히 깨어나는 길을 만났다. |
산바람이 스쳐 간 자리에는 풍경이 남고,
글바람이 머문 자리에는 기억이 남습니다.
산을 걸으며, 마음에 한 페이지를 적어 내려간 기록.
산막이옛길의 새벽은 서두르지 않았다. 사람보다 먼저 바람이 길을 열고, 호수와 나무가 천천히 잠에서 깨어나는 시간이었다.
삼복더위에 떠올린 길
산행일은 2026년 8월 9일이었다.
삼복더위가 한창인 8월이다. 사람들 입에서는 휴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다니고, 나 역시 가고 싶었던 산 몇 곳을 머릿속에 올려두었다가 슬그머니 지워버렸다.
산을 좋아한다고 해서 더위까지 좋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게 부담 없이 걸을 곳을 생각하다 문득 떠오른 곳이 산막이옛길이었다. 벌써 세 번째인가 보다. 어떤 때는 등잔봉으로 올라 산을 탔고, 어떤 날은 괴산호를 바라보며 천천히 옛길을 걸었다. 같은 길인데도 올 때마다 풍경이 조금씩 다르다.
이번에는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피해 새벽에 길을 나섰다.
여름 산행은 때로 욕심을 내려놓는 일부터 시작된다. 높은 산, 긴 능선,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오르막도 좋지만, 삼복더위 앞에서는 한 걸음 물러서는 지혜도 필요하다. 몸을 괴롭혀가며 정상을 확인하는 것보다, 새벽 공기 속에서 조용히 걷는 길 하나가 더 오래 남을 때도 있다.
산막이옛길은 그런 날에 떠오르기 좋은 길이었다.
🌿 이번 산행 한눈에 보기
🏔 산행지
충북 괴산 산막이옛길
📅 산행일
2026년 8월 9일
🥾 산행 코스
산막이옛길 주차장 → 산막이옛길 입구 → 괴산호 주변 옛길 → 앉은뱅이약수 일대 → 산막이옛길 왕복 산책
📏 산행 거리
정확한 거리는 기록하지 않았으나, 괴산호를 따라 걷는 가벼운 새벽 산책
⏱ 산행 시간
한낮 더위를 피해 걸은 새벽 시간대 산책
⭐ 난이도
★☆☆☆☆
가파른 정상 산행보다는 호수와 숲을 따라 걷는 산책길에 가깝다. 다만 여름철에는 이른 시간에도 습도와 더위가 있으므로 물과 가벼운 모자, 편한 신발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산행환경
여름 새벽 · 괴산호 · 산막이옛길 · 앉은뱅이약수 · 텅 빈 주차장 · 잠든 매점 · 작은 배와 어부 · 자선 기타공연 준비
🏡 숙박
괴산 칠성면·괴산읍권 숙박 또는 성불산자연휴양림과 연계 가능
🚗 이동방법
자가용으로 산막이옛길 주차장 접근
아무도 없는 주차장
도착해 보니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마치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은 채 나 하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고요했다.
길 입구의 매점들도 아직 셔터를 내린 채 잠들어 있었다. 사람도 없고 장사꾼의 목소리도 없는 길. 그 대신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먼저 나와 있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옷깃으로 들어왔다가 나무 사이로 빠져나간다.
오늘 길 안내는 사람이 아니라 바람이 맡은 모양이다.
새벽의 관광지는 낮과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낮에는 사람들의 발소리와 말소리, 차 소리와 음악소리가 뒤섞이는 곳도, 새벽에는 잠시 자기 본래의 숨을 되찾는다. 아직 문을 열지 않은 매점, 비어 있는 주차장, 호수에서 올라오는 바람, 그 모든 것이 조용히 길을 열고 있었다.
그 길 위에 내가 가장 먼저 들어선 듯했다.
물론 실제로 가장 먼저였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산막이옛길이 나 하나에게만 조용히 문을 열어준 것 같았다.
오래된 생활의 길
산막이옛길은 원래 사오랑마을과 산막이마을을 이어주던 오래된 길이다. 산과 물에 둘러싸여 쉽게 드나들기 어려웠던 마을 사람들이 세상과 오가던 생활의 길이었다. 지금은 걷기 좋은 산책길이 되었지만, 처음부터 관광을 위해 만들어진 길은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이 길을 걷다 보면 새것으로 잘 꾸며진 관광지라기보다 오래전 누군가가 장에 가고, 누군가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던 발자국 위를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생계였고, 누군가에게는 외출이었고, 누군가에게는 기다리는 사람에게 돌아가는 통로였을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풍경을 보러 걷지만, 오래전 이 길을 걷던 사람들에게는 하루를 살아내는 길이었다.
그래서 산막이옛길에는 조금 다른 정서가 있다. 관광지의 반듯한 안내판 뒤편으로, 오래된 발소리가 희미하게 남아 있는 듯하다.
길가에는 재미있는 이름과 이야기도 숨어 있다. 그중 하나가 앉은뱅이약수다.
옛날 몸이 불편한 사람이 이곳을 지나다가 약수를 마신 뒤 효험을 보고 다시 걸어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사실인지 전설인지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오래된 길에는 그렇게 사람들의 바람과 믿음이 하나씩 이름이 되어 남는다.
나 역시 그 앞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었다. 오래된 길의 이야기는 믿거나 말거나가 아니라, 누군가 그만큼 간절했다는 흔적이기 때문이다.
호수 위의 작은 배
나는 잠시 물가를 바라보았다.
비가 한 차례 지나간 듯 새벽 공기는 촉촉한데, 이상하게 호수의 물은 많이 줄어든 것처럼 보였다. 평소라면 유람선 한 척쯤 물살을 가르며 지나갔을 텐데 아직은 움직임이 없다.
오늘 유람선이 다닐 수 있을까.
호수 한가운데 조그만 점 하나가 보였다. 처음에는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인형처럼 꼼짝없이 떠 있어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니 작은 배 한 척과 어부였다.
사람 하나와 작은 배.
넓은 호수에 던져 놓은 점 하나처럼 보였다.
그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아마도 나보다 더 일찍 하루를 시작한 사람일 것이다. 산막이옛길을 걸으러 온 나는 새벽을 즐기고 있었지만, 저 배 위의 사람에게 새벽은 삶의 시간일 것이다.
같은 호수를 바라보면서도 사람마다 하루의 이유는 다르다.
나는 쉬러 왔고, 누군가는 일하러 나왔다. 나는 호수의 고요를 풍경으로 바라보지만, 누군가에게 그 물은 오늘의 밥벌이와 이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작은 배는 그날 산막이옛길에서 만난 가장 큰 풍경이었다.
웅장한 산도 아니고, 화려한 일출도 아니었다. 넓은 호수 한가운데 조용히 떠 있던 작은 배 한 척. 그 위의 사람이 새벽을 건너고 있었다.
숲이 밝아지는 시간
걷다 보니 숲은 조금씩 밝아지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하나였던 나무들이 제 모습을 찾아가고, 호수 위에도 아침빛이 내려앉았다.
새벽의 숲은 한꺼번에 밝아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나무의 윤곽이 살아나고, 그다음에는 잎의 색이 돌아오고, 조금 뒤에는 물 위의 빛이 바뀐다. 사람의 마음도 어쩌면 그렇게 밝아지는 것인지 모른다. 어느 날 갑자기 환해지는 것이 아니라, 아주 조금씩 제 모습을 되찾아가는 것.
산막이옛길은 그 과정을 조용히 보여주고 있었다.
올 때는 나 혼자였던 길에 돌아갈 즈음 하나둘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주 오는 사람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 입구 가까이 오니 어느새 제법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아까의 적막이 거짓말 같았다.
어디선가 음악도 들려왔다. 처음에는 매점에서 틀어놓은 음악인가 했다. 가까이 가보니 독거노인을 돕기 위한 자선 기타공연을 준비하는 사람의 음악이었다. 아직 공연은 시작되지 않았는데 기타 소리와 음악이 먼저 아침을 깨우고 있었다.
일찍 문을 연 카페에서도 음악이 흘렀다. 잠들어 있던 길가 매점의 문이 하나둘 열리고, 비어 있던 주차장에도 차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말소리가 커지고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산막이옛길의 하루가 이제야 제대로 시작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그때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들이 하루를 시작할 때 나는 이미 호수를 한 바퀴 마음속에 담아온 셈이다.
오늘의 시
산막이옛길 / 송현
백두대간 한 줄기
괴산의 산을 감싸 안고,
산자락 아래 고요한 물길에는
새벽바람이 먼저 내려와
호수의 잠을 깨운다.
산막이옛길 따라 걷다 보면
앉은뱅이샘 오래된 이야기도
나무 그늘에 잠시 쉬어가고,
먼 물 위 작은 배 한 척
어부의 하루를 싣고
천천히 아침 속으로 흘러간다.
산은 말이 없고
물도 서두르지 않는다.
어디에 닿으려 하지 않고
바람 따라 한 걸음씩 걷는다.
어디에 닿지 않아도 좋은 길
돌아보면 오늘 내가 본 것 가운데 특별히 대단한 것은 없었다. 웅장한 정상도 없었고, 숨 가쁜 오르막도 없었다.
그저 호수와 나무가 있었고, 새벽바람이 있었고, 작은 배 위의 어부가 있었다. 그리고 잠들어 있던 길이 하나둘 사람들의 발소리와 음악소리로 깨어나는 모습을 보았다.
산을 오르면서는 늘 정상에 닿으려 했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곳에 서야 산행을 한 것 같았고, 정상석 앞에서 사진을 찍어야 하루가 완성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런 길에서는 굳이 어디에 닿지 않아도 좋다.
천천히 걷고, 잠시 서서 물을 보고, 바람이 오면 바람을 맞으면 된다. 발걸음이 목적지를 향해 곧장 가지 않아도, 마음이 어느새 가벼워지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산은 높이 올라야만 산이 되는 것이 아니고,
길 또한 멀리 가야만 여행이 되는 것은 아닌가 보다.
한여름의 산막이옛길.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 호수와 바람이 먼저 깨어 있던 그 새벽을 나는 오래 기억할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세월이 지나 이 길을 찾게 된다면, 그때도 아마 나는 사람들보다 조금 먼저 와서 산막이옛길이 잠에서 깨어나는 모습을 바라보고 싶다.
에필로그|길이 깨어나는 시간을 걷다
삼복더위가 한창인 8월이었다. 가고 싶었던 산은 몇 곳 있었지만, 산을 좋아한다고 해서 더위까지 좋아할 수는 없었다. 높은 산과 긴 오르막을 잠시 내려놓고,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을 떠올렸다. 그렇게 산막이옛길이 생각났다.
벌써 세 번째 찾는 길이었다. 어떤 날은 등잔봉으로 올라 산을 탔고, 어떤 날은 괴산호를 바라보며 천천히 옛길을 걸었다. 같은 길인데도 올 때마다 풍경은 조금씩 달랐다. 이번에는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피해 새벽에 길을 나섰다.
도착해 보니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매점들은 아직 셔터를 내린 채 잠들어 있었고, 사람들의 말소리도 없었다. 대신 괴산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먼저 나와 있었다. 그 바람이 그날의 길 안내자였다.
산막이옛길은 원래 마을 사람들이 세상과 오가던 생활의 길이었다. 지금은 산책길이 되었지만, 그 아래에는 오래전 누군가의 발자국이 남아 있다. 장에 가던 사람, 집으로 돌아오던 사람, 누군가를 만나러 가던 사람. 그들의 시간이 길 곳곳에 희미하게 깔려 있는 듯했다.
앉은뱅이약수의 이야기도 그런 흔적 가운데 하나였다. 사실인지 전설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래된 길에는 사람들의 바람과 믿음이 이름으로 남는다. 길은 풍경만 품는 것이 아니라, 그 길을 지나간 사람들의 마음도 품는다.
호수 한가운데 작은 배 한 척이 떠 있었다. 처음에는 점처럼 보였다. 자세히 보니 어부가 탄 배였다. 나는 새벽을 즐기러 왔지만, 그에게 새벽은 삶의 시간이었다. 같은 호수를 바라보면서도 사람마다 하루의 이유는 달랐다. 그 작은 배가 그날 아침 내게 많은 말을 해주었다.
걷는 동안 숲은 조금씩 밝아졌다. 어둠 속에서 하나였던 나무들이 제 모습을 되찾고, 호수 위에도 아침빛이 내려앉았다. 돌아갈 무렵에는 사람들이 하나둘 길 위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매점 문이 열리고, 카페에서 음악이 흐르고, 독거노인을 돕기 위한 자선 기타공연을 준비하는 소리도 들려왔다.
산막이옛길의 하루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그때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들이 하루를 시작할 때, 나는 이미 새벽의 길을 마음속에 담아온 뒤였다.
그날 본 것들은 대단하지 않았다. 정상도 없고, 숨 가쁜 오르막도 없었다. 그러나 호수와 나무, 새벽바람과 작은 배, 그리고 길이 깨어나는 시간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어디에 닿지 않아도 좋은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아침이었다.
산은 높이 올라야만 산이 되는 것이 아니고, 길 또한 멀리 가야만 여행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산막이옛길은 그 말을 여름 새벽의 바람으로 조용히 들려주었다.
🌿 이 산책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산막이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일대 괴산호를 따라 걷는 대표적인 걷기 길이다. 괴산군 문화관광에서는 산막이옛길 찾아가는 주소를 충청북도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517로 안내하고 있으며, 주차장과 교통 정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여름에는 한낮 기온이 높아 새벽이나 오전 이른 시간에 걷는 것이 좋다. 산막이옛길은 정상 산행보다는 호수와 숲을 따라 걷는 산책길에 가깝지만, 습도와 햇볕은 만만하지 않다. 물과 모자, 편한 신발은 꼭 챙기는 것이 좋다.
유람선이나 매점, 공연, 카페 이용은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른 새벽에는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많으므로, 필요한 물과 간단한 간식은 미리 준비해 가는 편이 좋다.
산책 준비 메모
첫째, 여름에는 새벽 시간이 좋다.
사람이 몰리기 전 조용한 길을 만날 수 있고, 한낮의 뜨거운 햇볕도 피할 수 있다.
둘째, 유람선과 매점 운영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수위나 날씨, 시간대에 따라 운영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셋째, 산막이옛길은 정상보다 풍경을 천천히 보는 길이다.
서두르지 말고 호수, 나무, 바람, 오래된 이야기를 함께 느끼며 걷는 것이 좋다.
넷째, 새벽에는 필요한 물과 간식을 미리 챙겨야 한다.
매점이 아직 열지 않았을 수 있으므로 기본 준비는 스스로 하는 편이 좋다.
🌿 관련 사이트 및 여행 정보
① 괴산군 문화관광 산막이옛길
산막이옛길 소개와 명소, 등산로, 사진·영상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② 산막이옛길 찾아오시는 길
산막이옛길 주소, 주차장 요금, 대중교통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③ 괴산군 문화관광
괴산의 산, 계곡, 호수, 숙박, 먹거리 정보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④ 성불산자연휴양림
괴산 여행과 함께 묶기 좋은 자연휴양림 숙박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⑤ 울릉군 문화관광
다음 산행지인 울릉도 성인봉과 울릉도 여행 정보를 미리 살펴볼 수 있다.
🌿 산막이옛길 여름 새벽 준비물 체크리스트
□ 충분한 식수
□ 가벼운 간식
□ 편한 걷기화
□ 모자
□ 수건
□ 얇은 바람막이
□ 벌레 기피제
□ 보조배터리
□ 유람선 운영 여부 확인
□ 매점 운영 시간 확인
□ 주차장 위치 확인
□ 새벽 운전 시 졸음 주의
□ 천천히 걸을 마음
□ 어디에 닿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
🌿 추천 숙박과 주변 여행
🏡 괴산 칠성면·괴산읍권
산막이옛길을 이른 새벽에 걷고 싶다면 괴산 칠성면이나 괴산읍권 숙박을 고려할 수 있다. 새벽길을 걷고 난 뒤 괴산호 주변이나 괴산읍에서 식사와 여행을 이어가기 좋다.
🏡 성불산자연휴양림
괴산 여행을 숲속 숙박과 함께 묶고 싶다면 성불산자연휴양림도 좋은 선택지다. 산막이옛길 산책과 자연휴양림 숙박을 함께 계획하면 여름에도 비교적 여유 있는 여행이 된다.
🏡 괴산호·산막이호수길 연계 여행
산막이옛길만 걷기 아쉽다면 괴산호 주변 산막이호수길이나 등잔봉 코스와 함께 묶을 수 있다. 다만 여름철에는 더위와 체력을 고려해 코스를 무리하게 늘리지 않는 것이 좋다.
🌄 이전 산행 이야기 다시보기
「산바람 · 글바람 ㊲」 치악산 종주 산행기, 나를 넘어 다시 길 위에 서다
치악산 종주에서는 성남 매표소에서 새벽 4시 30분 출발해 상원사와 남대봉, 향로봉, 비로봉을 지나 구룡사 매표소까지 걸었습니다. 잠 못 이룬 밤과 무더위, 기대에 못 미친 조망과 지친 몸을 지나, 결국 내가 정한 길을 끝까지 걸어냈다는 자부심을 얻은 산행이었습니다.
치악산이 긴 종주 속에서 살아가는 용기를 다시 얻게 한 산이었다면, 산막이옛길은 높은 정상 없이도 마음이 충분히 쉬어갈 수 있음을 알려준 길이었습니다. 하나는 나를 밀어붙여 끝까지 걷게 한 산이었고, 하나는 아무것도 재촉하지 않고 새벽바람처럼 곁을 지나간 길이었습니다.
🌄 다음 산행 이야기
「산바람 · 글바람 ㊴」 울릉도 성인봉 산행기
산막이옛길에서는 삼복더위를 피해 새벽에 괴산호를 따라 걸었습니다. 텅 빈 주차장과 잠든 매점, 호수에서 먼저 나와 있던 바람, 물 위의 작은 배와 어부, 그리고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 길이 깨어나는 시간을 조용히 만났습니다.
다음 산행은 울릉도 성인봉으로 향합니다. 성인봉은 울릉도 한가운데 솟은 섬의 최고봉으로, 원시림과 나리분지, 바다 조망을 함께 품은 산입니다. 산막이옛길이 호수와 바람이 먼저 깨어나는 새벽의 길이었다면, 성인봉에서는 섬의 숲과 바다, 그리고 먼 길을 건너온 산행의 설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 산길의 끝에서
삼복더위가 한창인 8월이었다. 가고 싶었던 산은 몇 곳 있었지만, 산을 좋아한다고 해서 더위까지 좋아할 수는 없었다. 높은 산과 긴 오르막을 잠시 내려놓고,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을 떠올렸다. 그렇게 산막이옛길이 생각났다.
벌써 세 번째 찾는 길이었다. 어떤 날은 등잔봉으로 올라 산을 탔고, 어떤 날은 괴산호를 바라보며 천천히 옛길을 걸었다. 같은 길인데도 올 때마다 풍경은 조금씩 달랐다. 이번에는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피해 새벽에 길을 나섰다.
도착해 보니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매점들은 아직 셔터를 내린 채 잠들어 있었고, 사람들의 말소리도 없었다. 대신 괴산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먼저 나와 있었다. 그 바람이 그날의 길 안내자였다.
산막이옛길은 원래 마을 사람들이 세상과 오가던 생활의 길이었다. 지금은 산책길이 되었지만, 그 아래에는 오래전 누군가의 발자국이 남아 있다. 장에 가던 사람, 집으로 돌아오던 사람, 누군가를 만나러 가던 사람. 그들의 시간이 길 곳곳에 희미하게 깔려 있는 듯했다.
앉은뱅이약수의 이야기도 그런 흔적 가운데 하나였다. 사실인지 전설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래된 길에는 사람들의 바람과 믿음이 이름으로 남는다. 길은 풍경만 품는 것이 아니라, 그 길을 지나간 사람들의 마음도 품는다.
호수 한가운데 작은 배 한 척이 떠 있었다. 처음에는 점처럼 보였다. 자세히 보니 어부가 탄 배였다. 나는 새벽을 즐기러 왔지만, 그에게 새벽은 삶의 시간이었다. 같은 호수를 바라보면서도 사람마다 하루의 이유는 달랐다. 그 작은 배가 그날 아침 내게 많은 말을 해주었다.
걷는 동안 숲은 조금씩 밝아졌다. 어둠 속에서 하나였던 나무들이 제 모습을 되찾고, 호수 위에도 아침빛이 내려앉았다. 돌아갈 무렵에는 사람들이 하나둘 길 위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매점 문이 열리고, 카페에서 음악이 흐르고, 독거노인을 돕기 위한 자선 기타공연을 준비하는 소리도 들려왔다.
산막이옛길의 하루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그때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들이 하루를 시작할 때, 나는 이미 새벽의 길을 마음속에 담아온 뒤였다.
그날 본 것들은 대단하지 않았다. 정상도 없고, 숨 가쁜 오르막도 없었다. 그러나 호수와 나무, 새벽바람과 작은 배, 그리고 길이 깨어나는 시간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어디에 닿지 않아도 좋은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아침이었다.
산은 높이 올라야만 산이 되는 것이 아니고, 길 또한 멀리 가야만 여행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산막이옛길은 그 말을 여름 새벽의 바람으로 조용히 들려주었다.
다음 산길에서 다시 만나겠습니다.
⭐ 산바람 · 글바람
삼복더위가 한창인
8월의 새벽이었습니다.
가고 싶었던 산 몇 곳을
머릿속에 올려두었다가
슬그머니 지워버렸습니다.
산을 좋아한다고 해서
더위까지 좋아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게 부담 없이 걸을 곳을 찾다가
산막이옛길이 떠올랐습니다.
벌써 세 번째쯤 되는 길.
어떤 날은 등잔봉으로 올랐고,
어떤 날은 괴산호를 바라보며
천천히 옛길을 걸었습니다.
이번에는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피해
새벽에 길을 나섰습니다.
도착해 보니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매점들은 아직
셔터를 내린 채 잠들어 있었고,
사람도, 장사꾼의 목소리도
아직 길 위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먼저 나와 있었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옷깃으로 들어왔다가
나무 사이로 빠져나갔습니다.
오늘 길 안내는
사람이 아니라
바람이 맡은 모양이었습니다.
산막이옛길은
처음부터 관광을 위해 만들어진 길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세상과 오가던
오래된 생활의 길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장에 가고,
누군가는 사람을 만나고,
누군가는 집으로 돌아왔을 길.
그 발자국 위를
나는 새벽바람과 함께
천천히 걸었습니다.
앉은뱅이약수의 오래된 이야기도
나무 그늘에 잠시 쉬어가고,
호수 한가운데에는
작은 배 한 척이
점처럼 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가만히 바라보니
그곳에는 어부가 있었습니다.
나는 새벽을 즐기러 왔지만,
그에게 새벽은
삶의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같은 호수를 바라보면서도
사람마다 하루의 이유는 다릅니다.
걷는 동안
숲은 조금씩 밝아졌습니다.
어둠 속에서 하나였던 나무들이
제 모습을 찾아가고,
호수 위에도
아침빛이 내려앉았습니다.
돌아갈 즈음
길 위에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매점 문이 열리고,
카페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독거노인을 돕기 위한
자선 기타공연의 소리도
아침을 깨우고 있었습니다.
산막이옛길의 하루가
이제야 제대로 시작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나는
그때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남들이 하루를 시작할 때,
나는 이미
호수를 한 바퀴
마음속에 담아온 셈이었습니다.
그날 본 것 가운데
특별히 대단한 것은 없었습니다.
웅장한 정상도 없었고,
숨 가쁜 오르막도 없었습니다.
그저 호수와 나무가 있었고,
새벽바람이 있었고,
작은 배 위의 어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들어 있던 길이
사람들의 발소리와 음악소리로
하나둘 깨어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산은 높이 올라야만
산이 되는 것이 아니고,
길 또한 멀리 가야만
여행이 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한여름의 산막이옛길.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
호수와 바람이 먼저 깨어 있던 그 새벽을
나는 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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