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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바람 · 글바람 ㊻」 음성 수레의산 산행기, 가을바람 따라 오른 짧은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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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성 수레의산 가을바람 따라 오른 짧은 산행 가을바람이 시원하게 불던 날, 음성 수레의산을 가볍게 올랐다. 동요의 길과 하얀 나비, 너덜길과 헬기장 갈림길을 지나 정상 정자에 앉으니 짧은 산행도 충분히 깊은 하루가 되었다. 산바람이 스쳐 간 자리에는 풍경이 남고, 글바람이 머문 자리에는 기억이 남습니다. 산을 걸으며, 마음에 한 페이지를 적어 내려간 기록. 수레의산은 짧게 올라도 허전하지 않은 산이었다. 다 걷지 못한 길은 아쉬움이 아니라, 다음에 다시 오라는 산의 조용한 약속처럼 남았다. 양 떼 같은 구름이 몰려가던 날 하늘이 구름을 양 떼처럼 몰고 다니는 가을이다.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산행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다. 이런 날은 집에 있으면 괜히 손해 보는 기분이 든다. 창밖 하늘만 봐도 배낭이 먼저 어깨에 올라앉는 날이다. 오늘은 충북 음성의 수레의산을 만나보기로 하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이름부터 정겹다. 수레의산. 뭔가 삐걱삐걱 나무 수레 하나가 산길을 천천히 올라갈 것 같은 이름이다. 높고 험한 산이라기보다, 마을 가까이에서 사람들을 조용히 맞아주는 산일 것 같았다. 음성청소년수련원과 수레의산자연휴양림.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정다운 곳이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숲 냄새가 먼저 다가오는 듯했다. 🌿 이번 산행 한눈에 보기 🏔 산행지 충북 음성 수레의산 📅 산행일 가을바람이 시원하게 불던 날 🥾 산행 코스 음성청소년수련원·수레의산자연휴양림 부근 → 임도 → 동요의 길 → 산행 들머리 → A코스 → 너덜길 → 헬기장 → 정상 600m 구간 → 수레의산 정상 → 원점 방향 하산 📏 산행 거리 짧은 A코스 중심의 가벼운 산행 ⏱ 산행 시간 정상까지 약 40분 안팎, 휴식과 하산 포함 짧은 반나절 산행 ⭐ 난이도 ★★☆☆☆ 전체적으로 짧고 부담은 덜하지만, 초반 너덜길과 정상 전 마지막 깔딱고개, 하산길 비탈은 조심해야 한다. 가볍게 걷기 좋은 산이지만 등산화와 ...

「산바람 · 글바람 ④」 마이산 탑사와 암마이봉 산행, 돌이 기도를 배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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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의 귀처럼 하늘을 향해 솟은 두 봉우리와 그 아래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돌탑들. 자연이 세운 산과 사람이 세운 탑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마이산의 풍경이다. 산바람이 스쳐 간 자리에는 풍경이 남고, 글바람이 머문 자리에는 기억이 남습니다. 산을 걸으며, 마음에 한 페이지를 적어 내려간 기록. 돌을 쌓은 것은 사람이었지만, 오래 남은 것은 그 안에 담긴 마음이었다. 마이산은 먼저 모습을 내보이지 않는다 진안의 마이산은 탑사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은 산 자체가 먼저 말을 거는 곳이다. 두 개의 봉우리가 말의 귀처럼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모습은 단번에 잊히지 않는다. 암마이봉과 수마이봉. 이름부터 생명과 질서를 나눈 듯한 이 산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아 왔다. 주말이면 주차장은 차량으로 가득 차고,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마저 또 하나의 주차장처럼 변해 사람들의 인내를 시험한다. 사람들은 산보다 먼저 발걸음을 재촉한다. 탑사까지 이어지는 길은 완만하지만 쉽게 끝나지 않는다. 마이산은 처음부터 사람에게 가까운 얼굴을 내어주지 않는다. 걷는 동안 자연스럽게 호흡이 느려지고, 말수도 줄어든다. 이 산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미 준비는 시작된 셈이다. 🌿 이번 산행 한눈에 보기 🏔 산행지 전북 진안 마이산 📅 산행 시기 사계절 산행 및 여행 가능 🥾 주요 여정 주차장 → 탑사 → 은수사 → 천황문 일대 → 암마이봉 또는 원점회귀 📏 거리 출발 지점과 선택 코스에 따라 달라짐 ⏱ 시간 탑사 중심의 여행과 암마이봉 산행 여부에 따라 달라짐 ⭐ 난이도 탑사 탐방은 비교적 편안한 편이며, 암마이봉을 포함하면 체력과 주의가 필요함 🌳 산행 환경 산책로 · 돌계단 · 급경사 구간 · 암봉 주변 탐방로 🏡 숙박 진안읍과 마이산 주변 숙박시설 이용 가능 🚗 이동 방법 자가용 또는 진안 지역 대중교통 연계 돌이 사람의 마음을 받아주던 곳 탑사에 이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돌이다. 그러나 산을 오래 바라볼수록 탑보...

「산바람 · 글바람 ③」 용문산 산행기, 오래된 산의 손을 다시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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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157m 용문산 정상. 오래된 산은 정상에 오르기보다, 그곳까지 걸어온 시간을 먼저 품어 주었습니다.   산바람이 스쳐 간 자리에는 풍경이 남고, 글바람이 머문 자리에는 기억이 남습니다. 산을 걸으며, 마음에 한 페이지를 적어 내려간 기록. 오래된 산은 언제나 사람보다 먼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오늘의 시 용문산                   천년의 전설이 이끼 낀 돌계단에 앉아 아직도 숨을 쉰다 용문사 처마 끝에는 바람이 먼저 와 목탁 소리를 씻고 간다 늙은 은행나무 한 그루 말없이 서서 세월의 허리를 짚고 있다 함왕봉 쪽으로 구름 한 장 넘어가면 옛 왕의 발자국이 산그늘 속에 잠시 비친다 어디를 돌아보아도 산은 오래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천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젖은 흙냄새 속에 있고 낙엽 밟는 발끝에 있고 가만히 합장한 내 마음 안에 있다 아, 용문산 오늘도 산은 말을 아끼고 나는 그 침묵을 한 걸음씩 읽으며 내려온다 🌿 이번 산행 한눈에 보기 🏔 산행지 용문산 📅 산행 시기 초여름 🥾 산행 코스 용문사 → 천년은행나무 → 마당바위 → 가섭봉(정상) → 원점회귀 📏 총거리 약 10~12km ⏱ 예상 시간 약 4~5시간 ⭐ 난이도 ★★★☆☆ (중상) 🌳 산행 환경 너덜길 · 바위 구간 · 숲길 · 계단 🚗 이동 방법 자가용 또는 대중교통 이용 오래된 산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용문산에는 전설처럼 서 있는 은행나무가 있다. 천 년이라는 시간을 품고도 여전히 푸른 잎을 틔우는 나무. 사람들은 그 나무를 보기 위해 용문사를 찾고, 또 어떤 사람들은 정상을 향해 산길을 오른다. 하지만 내게 용문산은 조금 다른 산이었다. 용문산은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쉽지 않은 산으로 남아 있었다. 십여 년의 시간 동안 몇 차례 이 산을 찾았지만, 돌아올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늘 같았다. '이 산은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다...

[산바람_글바람 ②] 비 오는 날의 설악산 공룡능선, 15시간의 사투와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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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운무에 감싸인 설악산 공룡능선. 흐려진 시야 속에서도 암릉은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산바람이 스쳐 간 자리에는 풍경이 남고, 글바람이 머문 자리에는 기억이 남습니다. 산을 걸으며, 마음에 한 페이지를 적어 내려간 기록. 비는 풍경을 지웠지만, 길은 더욱 선명해졌다. 🍂 오늘의 시 설악 깊은 골에 돌비늘 돋은 짐승 하나 오래 엎드려 있었다. 하늘 처음 열리던 날의 푸른 숨결을 아직도 등마루에 얹고, 칼바람은 그의 늙은 등뼈 사이로 흰 피리처럼 울었다. 마등령 지나 새벽 별 하나 신발 끝에 매달고, 사람들은 말없이 그 등허리를 한 걸음씩 건너간다. 바위는 입을 다문 채 천 년의 상처를 능선으로 세워두고, 계곡은 그 상처 밑에서 맑은 물소리로 오래 앓는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힐 즈음 먼 봉우리 하나 가슴속으로 들어와 붉은 단감처럼 익는다. 사랑도 그러하리라. 기다리지 않아도 새벽은 오고, 부르지 않아도 산은 사람을 부른다. 공룡은 아직 설악의 깊은 잠 속에 돌갑옷을 입고 누워 오늘도 사람들의 작은 꿈을 제 늙은 등에 가만히 태워 보낸다. 🌿 이번 산행 한눈에 보기 🏔 산행지 설악산 공룡능선 📅 산행 시기 가을 우중 산행 🥾 산행 코스 설악동 → 비선대 → 마등령 → 공룡능선 → 희운각 → 천불동계곡 → 설악동 📏 총거리 약 19~20km ⏱ 예상 시간 약 15시간 ⭐ 난이도 ★★★★★ (최상) 🌧 산행 환경 비 · 운무 · 젖은 암릉 · 강풍 🚆 이동 방법 KTX → 시외버스 → 설악동 비는 먼저 설악에 도착해 있었다. 새벽 두 시, 설악산 소공원에 도착했다. 검은 하늘 아래 빗소리는 오래전부터 설악을 적시고 있었다. 가로등 불빛은 젖은 길 위로 희미하게 번졌고, 헤드랜턴을 켠 등산객들은 말없이 배낭을 메고 출발을 준비했다. 누구도 큰 소리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비가 내리는 새벽에는 사람의 목소리마저 산을 조심하는 것처럼 낮아졌다. ...

[산바람글바람 ①] 눈 폭탄 속 노고단에서 지리산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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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끝자락, 눈으로 덮인 노고단 정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날의 지리산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산바람이 스쳐 간 자리에는 풍경이 남고, 글바람이 머문 자리에는 기억이 남습니다. 산을 걸으며, 마음에 한 페이지를 적어 내려간 기록. 산을 오르기 위해 떠난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내려놓기 위해 길을 나섰다. 🌿 이번 산행 한눈에 보기 🏔 산행지 지리산 노고단 📅 산행 시기 1월 말 ~ 2월 초 (겨울) 🥾 산행 코스 성삼재 → 노고단대피소 → 노고단 → 무넹이 → 화엄사 📏 총거리 약 10~12km ⏱ 예상 시간 약 6~7시간 ⭐ 난이도 ★★★★☆ (겨울 기준) ❄ 산행 환경 폭설 · 적설 · 해빙 구간 🏡 숙박 노고단대피소 1박 🚆 이동 방법 ITX → 무궁화호  → 택시 오래된 겨울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설 연휴가 지나고 달력은 어느새 2월을 향하고 있었다. 봄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내 마음은 아직 겨울을 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번 겨울을 그냥 보내도 괜찮을까. 배낭을 꺼내고 노고단 대피소 예약을 다시 확인했다. 평일이라 장터목에도 자리가 남아 있었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처음부터 달랐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겨울 지리산을 조금 더 오래 품고 싶었다. 아직 어둠이 남아 있는 새벽, 집을 나서 상봉역으로 향했다. 전철을 타면 금방 도착할 거리였지만 시간이 조금 여유로운 날이면 나는 일부러 면목시장을 걸어 지나가곤 했다. 시장에는 이상한 힘이 있다.  무언가를 사지 않아도 사람이 살아가는 냄새와 소리, 온기가 먼저 다가온다 . 가게마다 피어오르는 흰 김이 겨울 아침 공기 속으로 스며들고, 떡시루 위에 누운 가래떡들이 서로 키재기를 하는 풍경 . 늘 지나던 길인데도 여행을 떠나는 날이면 모든 풍경이 새삼스럽고 따뜻하게 다가왔다 . 조금 돌아가는 길이 가장 편안한 길일 때가 있다 . 그렇게 시장통을 통과하며 마음을 30분쯤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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