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람 · 글바람 ㊻」 음성 수레의산 산행기, 가을바람 따라 오른 짧은 산행

이미지
  음성 수레의산 가을바람 따라 오른 짧은 산행 가을바람이 시원하게 불던 날, 음성 수레의산을 가볍게 올랐다. 동요의 길과 하얀 나비, 너덜길과 헬기장 갈림길을 지나 정상 정자에 앉으니 짧은 산행도 충분히 깊은 하루가 되었다. 산바람이 스쳐 간 자리에는 풍경이 남고, 글바람이 머문 자리에는 기억이 남습니다. 산을 걸으며, 마음에 한 페이지를 적어 내려간 기록. 수레의산은 짧게 올라도 허전하지 않은 산이었다. 다 걷지 못한 길은 아쉬움이 아니라, 다음에 다시 오라는 산의 조용한 약속처럼 남았다. 양 떼 같은 구름이 몰려가던 날 하늘이 구름을 양 떼처럼 몰고 다니는 가을이다.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산행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다. 이런 날은 집에 있으면 괜히 손해 보는 기분이 든다. 창밖 하늘만 봐도 배낭이 먼저 어깨에 올라앉는 날이다. 오늘은 충북 음성의 수레의산을 만나보기로 하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이름부터 정겹다. 수레의산. 뭔가 삐걱삐걱 나무 수레 하나가 산길을 천천히 올라갈 것 같은 이름이다. 높고 험한 산이라기보다, 마을 가까이에서 사람들을 조용히 맞아주는 산일 것 같았다. 음성청소년수련원과 수레의산자연휴양림.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정다운 곳이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숲 냄새가 먼저 다가오는 듯했다. 🌿 이번 산행 한눈에 보기 🏔 산행지 충북 음성 수레의산 📅 산행일 가을바람이 시원하게 불던 날 🥾 산행 코스 음성청소년수련원·수레의산자연휴양림 부근 → 임도 → 동요의 길 → 산행 들머리 → A코스 → 너덜길 → 헬기장 → 정상 600m 구간 → 수레의산 정상 → 원점 방향 하산 📏 산행 거리 짧은 A코스 중심의 가벼운 산행 ⏱ 산행 시간 정상까지 약 40분 안팎, 휴식과 하산 포함 짧은 반나절 산행 ⭐ 난이도 ★★☆☆☆ 전체적으로 짧고 부담은 덜하지만, 초반 너덜길과 정상 전 마지막 깔딱고개, 하산길 비탈은 조심해야 한다. 가볍게 걷기 좋은 산이지만 등산화와 ...

「산바람 · 글바람 ㊹」 삼척 두타산 산행기, 베틀바위에 걸린 여름

 삼척 두타산 베틀바위

베틀바위에 걸린 여름


강원도 삼척 두타산 무릉계곡 신선교에서 베틀바위 산성길로 올라 바라본 베틀바위와 소나무, 여름 산길과 기암절벽 풍경

여름 끝자락, 삼척의 두타산 베틀바위를 다시 찾았다. 무릉계곡의 물소리를 지나 신선교를 건너고, 뜨거운 산길을 올라 베틀바위 앞에 섰을 때, 세월에 깎이고도 아름다움으로 남은 바위의 시간을 만났다.


산바람이 스쳐 간 자리에는 풍경이 남고,

글바람이 머문 자리에는 기억이 남습니다.
산을 걸으며, 마음에 한 페이지를 적어 내려간 기록.

삼척 두타산은 진천 두타산과 이름은 같았지만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진천 두타산이 땀을 닦아주는 엄마 같은 흙산이었다면, 삼척 두타산은 베틀바위와 무릉계곡을 품고 거친 어깨로 사람을 부르는 산이었다.

다시 두타산으로

두타산.

며칠 전 진천의 두타산을 걸었는데 이번에는 이름은 같지만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진 삼척의 두타산을 찾아간다.

벌써 세 번째인가 보다.

한 번 다녀온 산을 다시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처음에는 산을 만나러 가지만, 두 번째부터는 그 산에 남겨두고 온 기억을 만나러 간다.

삼척 두타산도 내게는 그런 산이다.

처음 만났을 때의 놀라움이 아직 남아 있고, 두 번째 올랐을 때의 숨소리가 어딘가에 묻어 있다. 그래서 다시 그 산을 찾는 일은 낯선 길을 여는 일이면서도 오래된 기억을 확인하는 일이 된다.

산은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 있지만, 사람은 다시 찾아가며 자꾸 변한 자신을 발견한다. 세 번째라는 말 속에는 산보다 내가 더 많이 지나온 시간이 들어 있다.

🌿 이번 산행 한눈에 보기

🏔 산행지
강원도 삼척·동해 두타산 베틀바위

📅 산행일
여름 끝자락 피서 산행

🥾 산행 코스
무릉계곡 입구 → 신선교 → 베틀바위 산성길 → 베틀바위 전망대 → 미륵바위 방향 → 무릉계곡 원점 방향

📏 산행 거리
베틀바위 산성길과 무릉계곡을 함께 걷는 반나절 산행

⏱ 산행 시간
반나절 산행

⭐ 난이도
★★★☆☆

베틀바위 산성길은 계곡 산책처럼 시작하지만, 신선교를 건넌 뒤부터는 가파른 오르막과 계단이 이어진다. 여름에는 더위와 땀, 식수 관리가 중요하고, 전망대 부근에서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걷는 것이 좋다.

🌳 산행환경
여름 산행 · 무릉계곡 · 신선교 · 베틀바위 산성길 · 베틀바위 전망대 · 미륵바위 · 소나무 · 기암절벽 · 바닷바람과 산바람

🏡 숙박
삼척·동해권 숙박, 무릉계곡 주변 숙박, 망상·추암·동해 바닷가 여행과 연계 가능

🚗 이동방법
자가용 또는 대중교통으로 동해 무릉계곡 입구 접근

바다와 산이 함께 있는 삼척

여름은 아직 덥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계절에 굳이 산을 찾는 것이 무슨 피서냐고 하겠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피서는 조금 다르다.

시원한 바다가 있고, 그 뒤로 깊은 산이 버티고 있는 삼척.

바다를 바라보다 산으로 들어가고, 뜨거운 산길을 걸은 뒤 다시 바닷바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피서도 할 겸 삼척으로 방향을 잡았다.

삼척에는 여러 추억이 남아 있다. 파도가 밀려와 부서지는 바닷가의 촛대바위도 있고, 오랜 세월 물과 석회암이 빚어놓은 동굴들도 있다.

하지만 오늘 마음이 먼저 향한 곳은 따로 있다.

베틀바위.

그 바위를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처음 베틀바위를 만났을 때 느꼈던 감탄이 아직 기억 속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산행지는 다시 두타산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상한 병이 있다. 분명 힘들었던 길인데도 시간이 지나면 고생은 흐려지고, 그때 본 바위와 바람만 남는다. 땀은 잊히고 풍경은 선명해진다. 그래서 다시 그 길을 찾게 된다.


무릉계곡에서 산길로

무릉계곡으로 들어선다.

산 아래에서는 계곡물이 흐른다. 물소리만 들어도 시원하다.

‘그냥 계곡에나 있을까.’

잠시 그런 생각도 든다.

여름 산행을 시작하기 전, 시원한 계곡물 앞에서 드는 마음은 대개 비슷하다. 굳이 저 뜨거운 산길을 올라야 할까. 여기 앉아 발만 담그고 있어도 오늘 하루는 충분히 좋지 않을까.

그러나 눈은 벌써 산을 보고 있다.

신선교를 건너 베틀바위 산성길로 접어든다. 시원했던 계곡길과 달리 산길은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조금씩 경사가 가팔라진다.

몇 걸음 오르지 않았는데 벌써 이마에서 땀이 떨어진다. 등줄기를 타고 흐른 땀이 옷을 적신다.

덥다.

정말 덥다.

그런데 이상하다.

힘들면서도 반갑다.

산이 반갑고, 나무가 반갑고, 흙냄새가 반갑다.

덥지만 만나는 산이 반갑고,
산이 반가우니 흐르는 땀도 반갑다.

숨이 차오르면 잠시 멈춘다. 배낭에서 물을 꺼내 한 모금 마시고 다시 걷는다. 고개를 들면 소나무가 보인다.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서 있는 소나무를 볼 때마다 신기하다. 흙도 넉넉하지 않은 저곳에서 어떻게 저렇게 버티며 살아왔을까.

사람도 가끔 저 소나무처럼 산다. 넉넉한 자리보다 비좁은 틈에서 더 단단해지고, 바람이 센 곳에서 더 깊이 뿌리를 내린다.


베틀바위가 가까워지는 길

산길이 높아질수록 나무 사이로 조금씩 바위산의 속살이 드러난다. 처음에는 나뭇가지 사이로 슬쩍 보이던 회색 암벽이 어느 순간 거대한 벽이 되어 눈앞에 나타난다.

걸음이 저절로 멈춘다.

‘그래, 이걸 보려고 다시 왔지.’

베틀바위가 가까워지고 있다.

마지막 오르막에서는 계단이 기다린다. 한 계단 오르고 숨을 쉬고, 또 몇 계단 오른다. 땀이 턱 끝에서 뚝뚝 떨어진다.

뒤돌아보면 어느새 올라온 길이 한참 아래다.

산에서는 힘들 때 뒤를 한 번 돌아보는 것도 좋다. 앞만 보고 걸을 때는 얼마나 올라왔는지 모르지만, 뒤돌아보면 내가 지나온 길이 보인다. 그것만으로도 다시 몇 걸음을 걸을 힘이 생긴다.

삶도 가끔 그렇다. 앞만 보면 아직 멀고, 올라야 할 계단만 보인다. 그런데 잠시 뒤돌아보면 여기까지 걸어온 길이 보인다. 그 길이 나를 조금 더 걷게 한다.

그리고 마침내 전망이 터진다.

베틀바위다.


오늘의 시

베틀바위 앞에서 / 송현

무릉계곡 물소리를 뒤로하고
신선교를 건너
뜨거운 산길로 들어섰다.

땀은 여름을 붙잡고
소나무는 바위틈에서
묵묵히 바람을 견딘다.

한 계단 오르고,
또 한 계단 오르니
하늘 쪽으로 베틀바위가 걸려 있다.

세월은 바위를 깎았지만
무너뜨리지는 못했고,

나는 그 앞에서
깎이고 견딘 자리에도
아름다움이 남는다는 말을 배웠다.


베틀바위 앞에 서다

거대한 바위들이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다.

가까이서 바라보니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크다. 바위와 바위 사이로 소나무가 붙어 있고, 그 뒤로 또 다른 암봉들이 겹쳐진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본다.

한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래서 왼쪽을 보고 다시 오른쪽을 본다. 아래를 내려다봤다가 다시 바위를 올려다본다.

세 번째인데도 또 감탄한다.

산은 참 이상하다. 분명 전에 보았던 풍경인데 다시 보면 처음 보는 것처럼 새롭다.

베틀바위 전망대에서 잠시 배낭을 내려놓는다. 바람이 올라온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덥더니, 땀에 젖은 얼굴을 스치는 산바람이 제법 시원하다.

아래에서부터 흘린 땀이 이제야 값을 하는 것 같다.

물 한 모금을 마시며 말없이 바위를 바라본다. 저 바위들은 얼마나 오랜 세월 저 자리에 있었을까. 비를 맞고, 눈을 맞고, 바람에 깎이면서도 여전히 저렇게 서 있다.

사람은 세월이 흐르면 늙는다고 하지만 산에서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든다.

세월은 산을 늙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가는지도 모른다.

그 생각 앞에서 오래 서 있었다.

바위는 아무 말이 없는데, 그 침묵이 오히려 많은 말을 한다. 깎였으나 무너지지 않은 것, 흔들렸으나 떠나지 않은 것, 버티는 동안 자기만의 모양을 갖게 된 것. 베틀바위는 그런 시간을 품고 있었다.


같은 이름, 다른 얼굴

다시 길을 잡는다.

베틀바위를 지나 미륵바위 쪽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기암과 소나무가 계속 눈을 붙잡는다. 바위 하나를 지나면 또 다른 바위가 기다리고 있다.

어느 곳에서는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게 되고, 어느 곳에서는 굳이 카메라를 꺼내지 않아도 눈으로 오래 담아두고 싶어진다.

이런 것이 삼척 두타산의 매력인가 보다.

며칠 전 걸었던 진천 두타산이 부드러운 흙길로 사람을 품어주는 엄마 같은 산이었다면, 삼척 두타산은 다르다.

바위와 절벽이 먼저 사람을 압도한다.

진천 두타산이 포근하게 등을 토닥여주는 산이라면, 삼척 두타산은 거친 어깨를 내어주며 한번 올라와 보라고 손짓하는 산이다.

같은 두타산인데 이렇게 다르다.

산도 사람과 같은가 보다. 이름이 같다고 살아온 모습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한번 베틀바위를 돌아본다. 바위는 아무 말이 없다. 내가 처음 왔을 때도 그 자리에 있었고, 두 번째 왔을 때도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찾아온 오늘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대로 서 있다.

변한 것은 어쩌면 산이 아니라 나인지도 모른다.

산을 다시 찾는다는 것은 예전에 보았던 풍경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그 풍경 앞에 다시 선 지금의 나를 만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산과 바다 사이에서

산행을 마치고 내려가면 다시 삼척의 바다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뜨거운 산에서 흘린 땀을 바닷바람에 식히며 오늘 만났던 베틀바위를 다시 떠올려볼 것이다.

바다와 산.

파도와 바위.

서로 전혀 다른 것 같지만 삼척에서는 묘하게 잘 어울린다.

파도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바위는 말없이 그 자리를 지킨다. 사람의 삶도 어쩌면 그 사이 어디쯤 있는 것이 아닐까.

때로는 파도처럼 흔들리고, 때로는 바위처럼 버티면서 그렇게 한 계절을 지나간다.

올여름도 이제 조금씩 끝을 향해 간다. 그래도 여름이 완전히 떠나기 전에 나는 다시 두타산에 왔고, 땀을 흘리며 베틀바위를 만났다.

세 번째 만남인데도 여전히 반갑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또 생각날 것이다. 그러면 네 번째가 될지도 모르겠다.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테니까.


에필로그|깎이고 견딘 자리에도 아름다움은 남는다

며칠 전 진천의 두타산을 걸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름은 같지만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진 삼척의 두타산을 찾아갔다. 벌써 세 번째 만남이었다.

한 번 다녀온 산을 다시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처음에는 산을 만나러 가지만, 두 번째부터는 그 산에 남겨두고 온 기억을 만나러 간다. 삼척 두타산도 내게는 그런 산이었다.

여름은 아직 뜨거웠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계절에 산을 찾는 것이 무슨 피서냐고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삼척에는 바다와 산이 함께 있다. 산으로 들어가 뜨거운 땀을 흘리고, 내려와 바닷바람으로 몸을 식힐 수 있는 곳이다.

무릉계곡으로 들어서자 물소리만으로도 시원했다. 잠시 계곡에 머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눈은 이미 산을 보고 있었다. 신선교를 건너 베틀바위 산성길로 들어섰고, 곧바로 더위와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몇 걸음 오르지 않았는데 땀이 흘렀다. 덥고 힘들었지만 이상하게도 산이 반가웠다. 산이 반가우니 흐르는 땀도 반가웠다.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와 흙냄새, 나무 사이로 드러나는 회색 암벽이 나를 다시 위로 끌어올렸다.

마지막 계단을 오르며 몇 번이나 뒤돌아보았다. 힘들 때 뒤를 돌아보면 내가 지나온 길이 보인다. 그 길이 다시 몇 걸음을 걷게 한다. 그렇게 전망이 터졌고, 베틀바위가 눈앞에 나타났다.

세 번째인데도 또 감탄했다. 거대한 바위들은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었고, 바위 사이에는 소나무가 붙어 있었다.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아 왼쪽을 보고, 오른쪽을 보고, 아래를 내려다봤다가 다시 올려다보았다. 산은 참 이상하다. 전에 보았던 풍경도 다시 보면 처음 보는 것처럼 새롭다.

베틀바위 앞에서 생각했다. 저 바위들은 얼마나 오랜 세월 비와 눈과 바람을 맞으며 저 자리에 서 있었을까. 사람은 세월이 흐르면 늙는다고 하지만, 산에서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든다. 세월은 산을 늙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가는지도 모른다.

산도 사람과 같은가 보다. 이름이 같다고 살아온 모습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베틀바위는 처음 왔을 때도 그 자리에 있었고, 두 번째 왔을 때도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찾아온 오늘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대로 서 있었다. 변한 것은 어쩌면 산이 아니라 나인지도 모른다.

산을 다시 찾는다는 것은 예전에 보았던 풍경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다. 그 풍경 앞에 다시 선 지금의 나를 만나는 일이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가면 삼척의 바다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뜨거운 산길에서 흘린 땀을 바닷바람에 식히며 오늘 만난 베틀바위를 다시 떠올릴 것이다. 파도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바위는 말없이 버틴다. 사람의 삶도 그 사이 어디쯤 있는 것인지 모른다.

때로는 파도처럼 흔들리고, 때로는 바위처럼 버티면서 한 계절을 지나간다.

산은 조용히 말을 건다.

오늘 삼척 두타산의 베틀바위도 내게 그렇게 말하는 듯했다.

세월에 깎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깎이고 견딘 자리에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모습은 남을 수 있다고.


🌿 이 산행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두타산 베틀바위 산성길은 동해 무릉계곡에서 신선교를 지나 베틀바위 전망대와 미륵바위, 두타산성, 마천루, 쌍폭포, 용추폭포 등으로 이어지는 대표 탐방 코스로 알려져 있다. 한국관광공사 여행기사에서도 베틀바위 산성길과 무릉계곡을 당일 코스로 소개하고 있으며, 동해관광에서는 베틀바위를 해발 550m 지점의 비경으로 안내한다.

여름철 베틀바위 산성길은 계곡의 시원함과 달리 오르막에서는 땀이 많이 난다. 신선교를 건넌 뒤에는 가파른 산길과 계단이 이어지므로 식수와 모자, 수건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전망대에서는 무리하게 서두르지 말고 충분히 쉬어가야 한다.

무릉계곡은 두타산과 청옥산이 함께 만들어낸 계곡으로, 무릉반석과 삼화사, 학소대, 쌍폭포, 용추폭포 등 볼거리가 많다. 베틀바위만 보고 내려오기보다 시간이 된다면 계곡길을 함께 둘러보는 것이 좋다.

산행 준비 메모

첫째, 여름에는 식수와 더위 대비가 가장 중요하다.
계곡은 시원해도 베틀바위 오름길은 가파르고 덥다. 물은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둘째, 신선교 이후부터는 산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계곡 산책처럼 생각하고 들어서면 초반 오르막에서 당황할 수 있다.

셋째, 베틀바위 전망대에서는 시간을 충분히 두는 것이 좋다.
거대한 암벽과 소나무, 겹쳐진 바위 능선은 서둘러 지나가기 아까운 풍경이다.

넷째, 무릉계곡과 함께 걸으면 산행이 더 풍성해진다.
삼화사, 무릉반석, 쌍폭포, 용추폭포 등을 함께 둘러보면 두타산의 깊은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 관련 사이트 및 여행 정보

① 대한민국 구석구석 두타산 베틀바위 산성길

👉 대한민국 구석구석 두타산 베틀바위 산성길 바로가기

베틀바위 산성길과 무릉계곡 당일 여행 코스, 교통과 주변 여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② 동해문화관광

👉 동해문화관광 바로가기

두타산, 무릉계곡, 베틀바위, 용추폭포, 추암해변 등 동해권 여행 정보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③ 동해 무릉계곡

👉 동해 무릉계곡 바로가기

무릉계곡, 무릉반석, 삼화사, 용추폭포 등 주요 명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④ 삼척문화관광

👉 삼척문화관광 바로가기

삼척의 바다, 촛대바위, 동굴, 산과 계곡 여행 정보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⑤ 삼척 대이리 동굴지대

👉 삼척 대이리 동굴지대 바로가기

삼척의 석회암 동굴과 대이리 동굴지대 여행 정보를 참고할 수 있다.


🌿 삼척 두타산 베틀바위 여름 산행 준비물 체크리스트

□ 충분한 식수
□ 모자
□ 수건
□ 접지력 좋은 등산화
□ 등산 스틱
□ 가벼운 바람막이
□ 벌레 기피제
□ 간단한 행동식
□ 보조배터리
□ 무릉계곡 입장·주차 정보 확인
□ 베틀바위 산성길 통제 여부 확인
□ 쌍폭포·용추폭포까지 갈 시간 확인
□ 하산 후 바닷바람 맞을 여유
□ 세 번째 산도 처음처럼 바라보는 마음


🌿 추천 숙박과 주변 여행

🏡 무릉계곡·동해권

베틀바위 산성길과 무릉계곡을 여유 있게 걷고 싶다면 동해 무릉계곡 주변이나 동해 시내 숙박을 고려할 수 있다. 무릉계곡, 삼화사, 쌍폭포, 용추폭포와 함께 묶기 좋다.

👉 동해문화관광 바로가기

🏡 삼척 바다권

산행 뒤 바닷바람으로 땀을 식히고 싶다면 삼척해변, 추암 촛대바위, 장호항, 맹방해변 등 삼척 바다 여행과 함께 묶어도 좋다.

👉 삼척문화관광 바로가기

🏡 동굴·계곡 연계 여행

삼척은 석회암 동굴과 계곡, 바다가 가까운 곳이다. 대금굴, 환선굴, 대이리 동굴지대와 두타산·무릉계곡을 함께 계획하면 산과 바다, 동굴까지 이어지는 여행이 된다.

👉 삼척 대이리 동굴지대 바로가기

🌄 이전 산행 이야기 다시보기

「산바람 · 글바람 ㊸」 진천 두타산 산행기, 여름 끝자락의 뜨거운 산길

진천 두타산에서는 초평저수지를 곁에 두고 선 조용한 흙산을 걸었습니다. 팔각정 전망대마다 쉬어가며 땀을 닦고, 머리 위로 물을 쏟아부으며 여름 끝자락의 뜨거운 산길을 지나 정상에 섰습니다.

진천 두타산이 엄마 같은 흙산으로 사람을 품어주는 산이었다면, 삼척 두타산은 무릉계곡과 베틀바위를 품고 거친 바위의 얼굴을 보여준 산이었습니다. 같은 두타산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는 포근한 품으로 남았고 하나는 세월에 깎인 바위의 아름다움으로 남았습니다.


🌄 다음 산행 이야기

「산바람 · 글바람 ㊺」 다음 산행 이야기

삼척 두타산에서는 무릉계곡 신선교를 건너 베틀바위 산성길로 들어섰습니다. 여름 더위 속에서 땀을 흘리며 계단을 오르고, 베틀바위 앞에 서서 세월이 깎아 만든 바위의 아름다움과 다시 찾은 산 앞에 선 지금의 나를 만났습니다.

## 🌄 다음 산행 이야기

**「산바람 · 글바람 ㊺」 수원화성·칠보산 산행기**

다음 산행은 수원화성과 칠보산으로 이어집니다. 삼척 두타산이 바위와 계곡, 바다를 함께 품은 웅장한 산이었다면, 수원화성과 칠보산에서는 성곽길의 역사와 도심 가까운 산길이 어우러진 또 다른 하루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수원화성에서는 오래된 성벽을 따라 걷고, 칠보산에서는 낮지만 포근한 숲길을 걸으며 산과 역사, 사람 사는 도시의 풍경이 어떻게 하나의 길로 이어지는지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며칠 전 진천의 두타산을 걸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름은 같지만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진 삼척의 두타산을 찾아갔다. 벌써 세 번째 만남이었다.

한 번 다녀온 산을 다시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처음에는 산을 만나러 가지만, 두 번째부터는 그 산에 남겨두고 온 기억을 만나러 간다. 삼척 두타산도 내게는 그런 산이었다.

여름은 아직 뜨거웠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계절에 산을 찾는 것이 무슨 피서냐고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삼척에는 바다와 산이 함께 있다. 산으로 들어가 뜨거운 땀을 흘리고, 내려와 바닷바람으로 몸을 식힐 수 있는 곳이다.

무릉계곡으로 들어서자 물소리만으로도 시원했다. 잠시 계곡에 머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눈은 이미 산을 보고 있었다. 신선교를 건너 베틀바위 산성길로 들어섰고, 곧바로 더위와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몇 걸음 오르지 않았는데 땀이 흘렀다. 덥고 힘들었지만 이상하게도 산이 반가웠다. 산이 반가우니 흐르는 땀도 반가웠다.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와 흙냄새, 나무 사이로 드러나는 회색 암벽이 나를 다시 위로 끌어올렸다.

마지막 계단을 오르며 몇 번이나 뒤돌아보았다. 힘들 때 뒤를 돌아보면 내가 지나온 길이 보인다. 그 길이 다시 몇 걸음을 걷게 한다. 그렇게 전망이 터졌고, 베틀바위가 눈앞에 나타났다.

세 번째인데도 또 감탄했다. 거대한 바위들은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었고, 바위 사이에는 소나무가 붙어 있었다.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아 왼쪽을 보고, 오른쪽을 보고, 아래를 내려다봤다가 다시 올려다보았다. 산은 참 이상하다. 전에 보았던 풍경도 다시 보면 처음 보는 것처럼 새롭다.

베틀바위 앞에서 생각했다. 저 바위들은 얼마나 오랜 세월 비와 눈과 바람을 맞으며 저 자리에 서 있었을까. 사람은 세월이 흐르면 늙는다고 하지만, 산에서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든다. 세월은 산을 늙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가는지도 모른다.

며칠 전의 진천 두타산은 엄마 같은 흙산이었다. 힘들면 쉬어가라고 팔각정 자리를 내어주고, 조용히 사람을 품어주는 산이었다. 그러나 삼척 두타산은 바위와 절벽으로 먼저 사람을 압도했다. 같은 두타산이라는 이름 아래 전혀 다른 두 산이 서 있었다.

산도 사람과 같은가 보다. 이름이 같다고 살아온 모습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베틀바위는 처음 왔을 때도 그 자리에 있었고, 두 번째 왔을 때도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찾아온 오늘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대로 서 있었다. 변한 것은 어쩌면 산이 아니라 나인지도 모른다.

산을 다시 찾는다는 것은 예전에 보았던 풍경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다. 그 풍경 앞에 다시 선 지금의 나를 만나는 일이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가면 삼척의 바다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뜨거운 산길에서 흘린 땀을 바닷바람에 식히며 오늘 만난 베틀바위를 다시 떠올릴 것이다. 파도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바위는 말없이 버틴다. 사람의 삶도 그 사이 어디쯤 있는 것인지 모른다.

때로는 파도처럼 흔들리고, 때로는 바위처럼 버티면서 한 계절을 지나간다.

산은 조용히 말을 건다.

오늘 삼척 두타산의 베틀바위도 내게 그렇게 말하는 듯했다.

세월에 깎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깎이고 견딘 자리에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모습은 남을 수 있다고.

다음 산길에서 다시 만나겠습니다.

⭐ 산바람 · 글바람

두타산.

며칠 전에는
충북 진천의 두타산을 걸었고,

이번에는
이름은 같지만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진
삼척의 두타산을 찾아갑니다.

벌써 세 번째인가 봅니다.

한 번 다녀온 산을
다시 찾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산을 만나러 가지만,

두 번째부터는
그 산에 남겨두고 온 기억을
만나러 갑니다.

삼척 두타산도
내게는 그런 산입니다.

여름은 아직 덥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계절에
굳이 산을 찾는 것이
무슨 피서냐고 하겠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피서는 조금 다릅니다.

삼척에는
시원한 바다가 있고,

그 뒤로
깊은 산이 버티고 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다
산으로 들어가고,

뜨거운 산길을 걸은 뒤
다시 바닷바람을 만날 수 있는 곳.

그래서 나는
다시 두타산으로 향했습니다.

무릉계곡으로 들어서자
계곡물 소리만으로도
시원했습니다.

그냥 계곡에나 있을까.

잠시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눈은
벌써 산을 보고 있었습니다.

신선교를 건너
베틀바위 산성길로 들어섰습니다.

시원했던 계곡길과 달리
산길은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습니다.

몇 걸음 오르지 않았는데
이마에서 땀이 떨어지고,

등줄기를 타고 흐른 땀이
옷을 적셨습니다.

덥습니다.

정말 덥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힘들면서도 반갑습니다.

산이 반갑고,
나무가 반갑고,
흙냄새가 반갑습니다.

덥지만 만나는 산이 반갑고,
산이 반가우니
흐르는 땀도 반갑습니다.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는
말없이 바람을 견디고 있었습니다.

나무 사이로 보이던 회색 암벽은
어느 순간
거대한 벽이 되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래,
이걸 보려고 다시 왔지.

마지막 계단을 오르며
몇 번이나 뒤돌아보았습니다.

힘들 때 뒤를 돌아보면
내가 지나온 길이 보입니다.

그 길이
다시 몇 걸음을
걷게 해줍니다.

마침내 전망이 터지고,
베틀바위가 눈앞에 섰습니다.

거대한 바위들이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었습니다.

바위와 바위 사이에는
소나무가 붙어 있고,

그 뒤로 또 다른 암봉들이
겹겹이 이어졌습니다.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아
왼쪽을 보고,
오른쪽을 보고,

아래를 내려다봤다가
다시 바위를 올려다보았습니다.

세 번째인데도
또 감탄했습니다.

베틀바위 앞에서
말없이 물 한 모금을 마셨습니다.

저 바위들은
얼마나 오랜 세월
비와 눈과 바람을 맞으며
저 자리에 있었을까.

사람은 세월이 흐르면
늙는다고 하지만,

산에서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듭니다.

세월은 산을 늙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가는지도 모릅니다.

며칠 전의 진천 두타산은
엄마 같은 흙산이었습니다.

힘들면 쉬어가라고
팔각정 자리를 내어주고,

조용히 사람을 품어주는
포근한 산이었습니다.

그러나 삼척 두타산은
바위와 절벽으로
먼저 사람을 압도했습니다.

같은 두타산인데
이렇게 다릅니다.

산도 사람과 같은가 봅니다.

이름이 같다고
살아온 모습까지
같은 것은 아닙니다.

세 번째 찾아온 오늘도
베틀바위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변한 것은
어쩌면 산이 아니라
나인지도 모릅니다.

산을 다시 찾는다는 것은
예전에 보았던 풍경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그 풍경 앞에 다시 선
지금의 나를
만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가면
삼척의 바다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파도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바위는 말없이 그 자리를 지킵니다.

사람의 삶도
어쩌면 그 사이
어디쯤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때로는 파도처럼 흔들리고,
때로는 바위처럼 버티면서
한 계절을 지나갑니다.

산은 조용히 말을 겁니다.

오늘 삼척 두타산의 베틀바위도
내게 그렇게 말하는 듯했습니다.

세월에 깎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깎이고 견딘 자리에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모습은
남을 수 있다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산바람 · 글바람 ㉒」 지리산 화대종주, 나에게 묻다

[산바람_글바람 ②] 비 오는 날의 설악산 공룡능선, 15시간의 사투와 성찰

[산바람글바람 ①] 눈 폭탄 속 노고단에서 지리산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