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람 · 글바람 ⑨」주흘산 오래된 산이 다시 말을 걸어오다
오랫동안 바라보기만 했던 문경의 진산 주흘산. 가을비 뒤 물이 불어난 여궁폭포를 지나 혜국사와 정상, 영봉을 걸으며 스무 해 전 문경의 산길과 다시 마주했다.
산바람이 스쳐 간 자리에는 풍경이 남고,
글바람이 머문 자리에는 기억이 남습니다.
산을 걸으며, 마음에 한 페이지를 적어 내려간 기록.
오래 바라보기만 했던 산에 올라, 스무 해 전의 나와 오늘의 내가 같은 산길에서 다시 만났다.
오래 바라보기만 했던 산
문경이라 하면 백두대간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선비들의 옛길이었던 문경새재와 온천, 붉게 익은 오미자도 함께 생각난다. 그 이름들은 오래도록 내 기억 속에서 길과 쉼의 얼굴로 놓여 있었다.
그러나 문경읍을 오갈 때마다 자꾸만 눈길이 머무는 곳은 따로 있었다.
문경읍을 굽어보며 묵묵히 서 있는 산.
주흘산이었다.
문경읍에서 올려다보는 주흘산의 바위 봉우리는 언제나 웅장했다. 거대한 장수가 마을을 등 뒤에 두고 지키는 듯했고,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처럼 무뚝뚝하고 늠름해 보이기도 했다.
주흘산은 문경의 진산으로 불리며, 주봉과 주변 봉우리로 이어지는 가파른 산세와 문경새재를 품고 있는 산이다. 문경시 문화관광과 한국관광공사도 주흘산을 문경을 대표하는 산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 산을 오랫동안 바라보기만 했다.
문경의 여러 산을 떠올리면서도 주흘산은 늘 내 산행 목록 바깥에 조용히 서 있었다.
어쩌면 산에도 때가 있는지 모른다.
사람이 산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산이 사람을 부르는 때가.
최근 현장 일 때문에 문경을 자주 찾게 되었다. 차창 너머로 익숙한 풍경들이 지나갈 때마다 주흘산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무심히 바라보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산이 먼저 나를 알아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으면서도 제대로 인사를 나누지 못했던 사람이 이제야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한번 올라오지 않겠느냐.
그렇게 주흘산으로 향했다.
🌿 이번 산행 한눈에 보기
🏔 산행지
경상북도 문경시 주흘산
📅 산행 시기
가을비가 지나간 다음 날
🥾 주요 코스
문경새재 제1관문 → 여궁폭포 → 혜국사 → 주흘산 정상부 → 영봉 → 하산길 → 문경새재길 → 제2관문 부근
📏 산행 거리
정상과 영봉, 하산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장거리 산행
⏱ 산행 시간
휴식과 정상·영봉 이동, 문경새재 복귀 시간을 포함해 충분한 여유 필요
⭐ 난이도
★★★★☆
여궁폭포 이후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지고, 비가 내린 뒤에는 젖은 흙길과 돌길에서 주의가 필요함
🌳 산행 환경
계곡길 · 폭포 · 사찰길 · 급경사 숲길 · 능선 · 정상 조망 · 긴 하산길
🏡 숙박
문경새재 주변 · 문경읍 · 문경시내 숙박시설 이용 가능
🚗 이동 방법
자가용 또는 문경역·점촌권 대중교통과 지역 교통 연계
주흘산은 문경새재와 함께 걷는 산행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문경시 문화관광에서는 여궁폭포와 혜국사, 문경관문 등을 연결해 소개하고 있다.
제1관문에서 산으로 들어가다
산행은 문경새재 제1관문에서 시작했다.
오래전 수많은 사람이 영남과 한양을 오가기 위해 걸었던 길이다. 지금은 여행객들이 편안하게 걷는 길이 되었지만, 문경새재는 오랫동안 영남과 중부 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길목이었다.
나는 제1관문을 지나 주흘산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오늘의 목적지는 옛길의 끝이 아니라 그 길을 내려다보고 있는 산이었다.
주흘산.
문경에 올 때마다 바라보기만 했던 산.
멀리서 볼 때는 거대한 바위 봉우리만 보였다. 그러나 산 안으로 한 걸음 들어서자 전혀 다른 얼굴이 나타났다.
숲이 있었고,
계곡이 있었고,
밤새 내린 비를 품은 물소리가 있었다.
멀리서 본 산과 그 안을 걷는 산은 언제나 다르다.
사람도 그런 것인지 모른다.
멀리서 바라볼 때는 단단하고 차가워 보이는 사람도 가까이 다가가 오래 함께 걷다 보면 그 사람 안에도 계곡이 있고 폭포가 있으며, 조용히 기대어 쉴 수 있는 바위 하나쯤은 있는 법이다.
그날 나는 거대한 산의 겉모습이 아니라,
주흘산의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밤새 물을 품은 여궁폭포
가을비가 지나간 다음 날이었다.
계곡은 밤새 참고 있던 숨을 한꺼번에 토해내듯 거센 물소리를 쏟아내고 있었다. 여궁폭포에 가까워질수록 물소리는 더욱 커졌다.
문경시 문화관광은 여궁폭포를 문경새재와 주흘산을 잇는 대표적인 자연경관으로 소개하며, 혜국사와 함께 주흘산 산행길의 주요 지점으로 안내하고 있다.
폭포 앞에 섰다.
그날의 여궁폭포는 단순히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아니었다.
날개를 단 짐승이 절벽을 박차고 하늘로 뛰어오르는 듯했고, 하얀 물보라는 바람을 만나 허공으로 흩어졌다.
물은 산을 적시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산의 혈관을 따라 흐르며 잠들어 있던 생명을 다시 깨우는 것 같았다.
나는 한동안 폭포 앞에 서 있었다.
산에서는 가끔 발걸음을 멈추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서두르는 사람에게 산은 길만 보여주지만,
멈추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날 여궁폭포는 오랫동안 바라보기만 했던 주흘산이 처음 들려준 목소리였다.
거칠고 힘찼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고요해졌다.
🍂 오늘의 시
주흘산 / 송현
백두대간 굽이굽이
바람이 길을 묻고 오는 곳,
주흘산은
오랜 장수처럼 길목에 서서
천년의 시간을 지키고 있다.
여궁폭포
하얀 물줄기 한 자락
바위 가슴을 타고 내리면,
그 맑은 소리에
숲은 더욱 푸르러지고
계곡은 제 깊이를 더한다.
물 한 모금에도
산의 숨결이 배어 있고,
돌 하나, 나무 한 그루에도
옛사람의 발자국 같은
이야기가 남아 있다.
나는 그 길을 걷는다.
혜국사 풍경 소리
바람 끝에 잠시 머물고,
가파른 숨을 밀어 올리며
정상을 향해 한 걸음씩 오르면
산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다만
뒤돌아보라고 한다.
내가 걸어온 길과
내가 지나온 세월과
아직 마음속에 남아 있는
수많은 그리움을.
백두대간 길목에 서 있는 산,
주흘산은 오늘도
떠나는 사람을 붙잡지 않고
오는 사람을 재촉하지 않는다.
그저
여궁폭포 맑은 물소리 하나
마음속에 넣어 주고,
지친 사람의 등을
바람으로 가만히 밀어준다.
— 송현
혜국사를 지나 산의 품으로
여궁폭포를 뒤로하고 혜국사를 향했다.
폭포의 거센 물소리에서 조금씩 멀어질수록 숲은 다시 조용해졌다.
혜국사는 문경시 문화관광에서 주흘산 산행길의 주요 장소로 소개하고 있으며, 공민왕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하는 오래된 사찰이다.
혜국사를 지나 정상으로 향했다.
산길은 점점 가팔라졌다.
비를 머금은 흙과 돌은 조심스러웠고, 조금만 방심하면 발이 미끄러졌다. 숨은 점점 거칠어지고 이마에는 땀이 흘렀다.
아래에서 바라볼 때는 그저 거대한 바위벽으로만 보이던 산의 품 안을 직접 걷고 있다는 사실이 묘하게 느껴졌다.
멀리서 보았던 주흘산은 무뚝뚝했다.
가까이 들어와 걷는 주흘산은 전혀 달랐다.
물소리를 들려주었고,
숲 그늘을 내어주었으며,
힘들면 잠시 앉아 쉴 바위도 있었다.
겉모습만 보고 산을 판단했던 것은 아닐까.
사람도,
산도,
안으로 들어가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이 많다.
높이 올라서야 작아지는 것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조금씩 시야가 열렸다.
마침내 문경읍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바위에 조심스럽게 몸을 맡기고 앉았다.
아래에서 올려다볼 때는 사람을 가까이 허락하지 않을 것처럼 위압적이었던 바위였다.
그런데 막상 올라와 앉아보니 바위는 평범한 쉼터가 되어 있었다.
땀을 흘리며 올라온 사람에게 말없이 등을 내어주는 자리.
나는 그 위에 앉아 잠시 신선 흉내를 내보았다.
세상이 갑자기 낮아졌다.
멀리 문경읍의 집들과 도로가 작게 내려다보였다. 사람들은 각자의 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것이고 자동차들은 어디론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산 위에서는 그 모든 움직임이 고요했다.
아래에서는 크고 무겁게 느껴졌던 걱정도 높은 곳에 오르면 조금 작아진다.
산은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문제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올라가 그것을 바라보게 해준다.
나는 바위 위에서 잠시 생각을 비워보았다.
그러자 사람을 거부할 것 같았던 산이 조용히 말을 건네는 듯했다.
이쯤이면 되었지 않느냐.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너무 오래 애쓰지 말라는 말인지,
이제는 조금 쉬어가도 된다는 뜻인지,
아니면 여기까지 잘 걸어왔다는 위로인지.
나는 굳이 뜻을 찾지 않았다.
산의 말은 해석하지 않을 때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정상 하나를 지나 또 다른 봉우리로
주흘산 정상부에서 내려와 내친김에 또 하나의 봉우리인 영봉으로 향했다.
하나의 정상을 올랐다고 산행이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봉우리 하나를 넘으면 또 다른 봉우리가 나타난다.
삶도 그랬다.
이제 다 왔다 싶으면 또 하나의 고개가 기다리고 있었고, 그 고개를 넘으면 다시 길이 이어졌다.
산에서는 그것이 자연스럽다.
아무도 왜 또 오르막이 나오느냐고 산에 항의하지 않는다.
그저 다시 숨을 고르고 걷는다.
그런데 산 아래 삶에서는 작은 고개 하나가 나타날 때마다 쉽게 지친다.
왜 나에게 또 이런 일이 생겼을까.
왜 아직 끝나지 않았을까.
영봉으로 향하는 길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산에서처럼 살 수 있다면 조금 덜 지칠 수 있을까.
고개 하나를 넘고 나면,
또 하나의 길이 있다는 것을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힘들면 잠시 쉬고,
다시 걸어가는 것.
그날 영봉으로 향하던 길은 내게 새로운 정상보다 그런 생각을 남겼다.
내려가는 길에서 떠오른 스무 해 전의 밤
영봉을 지나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비가 지나간 산길은 미끄러웠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돌과 흙의 상태를 살펴야 했다.
넘어질까 긴장하면서도 그 불안조차 산행의 한 부분처럼 느껴졌다.
조심조심 내려가는 발걸음 속에서 오래전 문경의 밤이 떠올랐다.
거의 스무 해 전이었다.
조령산을 넘다가 산에서 밤을 만났다.
어둠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조금만 더 가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무심히 걷다가 어느 순간 길이 사라졌다.
낮의 산길과 밤의 산길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낮에는 분명히 보이던 길이 어둠 속에서는 흔적조차 찾기 어려웠다.
그때의 야간산행은 모험이 아니었다.
무모함이었다.
더는 앞으로 나아갈 수도, 마음대로 되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문경 소방서의 도움을 받았다.
조난이라고 부르기에는 애매한 상황이었지만, 그 밤 두 분의 소방대원이 산으로 나를 데리러 와주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고마운 일이다.
그날 밤 나는 산 앞에서 한없이 작아졌다.
산을 안다고 생각했던 마음도,
경험이 있다고 믿었던 자신감도
어둠 속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조금만 잘못했더라면 무모한 선택이 큰 화를 부를 수도 있었다.
무사히 산을 내려온 뒤 서울에서 왔다는 한 등산객이 술 한잔하자고 했지만 나는 정중히 거절했다.
그날은 술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더 간절했다.
문경 소방대원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산을 내려왔던 기억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문경이라는 이름 속에 함께 남아 있다.
산은 그대로였고, 사람이 달라졌다
그래서였을까.
주흘산을 내려오는 동안 스무 해 전의 밤과 오늘의 산이 자꾸 겹쳐졌다.
그때의 나는 산을 조금 쉽게 생각했을 것이다.
조금 늦어도 괜찮겠지.
조금 더 가면 되겠지.
길은 계속 이어지겠지.
그러나 산은 사람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오늘의 나는 비에 젖은 길에서 보폭을 줄였고, 미끄러운 돌 앞에서는 먼저 발을 놓을 자리를 살폈다.
힘들면 쉬었다.
필요하면 끝까지 걷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스무 해 전 산은 나를 밀어냈고 오늘의 산은 나를 받아준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산은 그때도 지금도 같은 자리에 있었을 것이다.
달라진 것은 산이 아니라 나였는지도 모른다.
산을 이기려 했던 마음에서,
산과 함께 걷는 마음으로.
정상을 정복했다고 말하기보다,
오늘 산이 나를 잠시 받아주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그렇게 조금씩 변해온 시간이었다.
새재길에서 만난 느린 걸음
긴 하산길을 지나 문경새재 길로 내려왔다.
산길과 새재길은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조금 전까지 발밑의 돌 하나에도 신경을 쓰며 내려왔는데, 넓은 길에는 천천히 걷는 사람들이 있었다.
맨발로 걷는 사람도 있었고,
가족과 함께 산책을 나온 사람도 있었다.
혼자 자신의 속도로 걷는 사람도 있었다.
같은 산 아래에서도 사람마다 걷는 목적은 달랐다.
누군가는 정상을 향했고,
누군가는 길 자체를 걷고 있었다.
문경새재는 제1·2·3관문을 따라 이어지는 옛길로, 현재는 문경의 대표적인 걷기 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제2관문 부근에서 몸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긴 산행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끝까지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걷기 시작했으니 마지막까지 걸어야 한다고,
그것이 좋은 산행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다르다.
때로는 쉬어갈 줄 알고,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받아들이는 것도 산을 오래 다니는 방법이라는 것을 이제는 조금 안다.
나는 지친 몸을 이동수단에 맡겼다.
끝까지 걷지 않았다고 산행이 부족해지는 것은 아니다.
산에서는 오래 걷는 것보다 오래 다니는 일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
에필로그|이제야 산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차창 밖으로 주흘산이 천천히 멀어졌다.
나는 오늘 산을 정복하지 않았다.
다만 오래 바라보던 산을 이제야 제대로 만났을 뿐이다.
여궁폭포의 거센 물소리를 들었고,
혜국사를 지나 가파른 산길을 걸었다.
문경읍을 내려다보는 바위에 앉아 잠시 쉬었고,
정상을 지나 영봉으로 향했다.
그리고 하산길에서는 스무 해 전 문경의 어두운 산길을 다시 떠올렸다.
그날 밤 나는 산 앞에서 한없이 작아졌다.
오늘 주흘산의 바위에 앉아서는 작은 나 자신을 조금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세월이 흐른다는 것은 어쩌면 이런 것인지 모른다.
산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고개를 낮추는 법을 배우는 것.
더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멈추고 쉬는 법을 배우는 것.
끝까지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길의 일부라는 것을 아는 것.
주흘산은 그렇게 내 삶의 지도 위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찍어주었다.
그리고 산을 내려온 뒤에도 오래도록 내게 말을 걸었다.
산은 늘 그 자리에 있었는데,
나는 이제야 그 말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 이 산행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주흘산은 문경새재 관광과 정상 산행의 성격이 크게 다르다. 제1관문과 문경새재길은 비교적 편안하게 걸을 수 있지만, 여궁폭포와 혜국사를 지나 정상부와 영봉까지 이어가는 산행은 긴 오르막과 하산을 고려해야 한다. 문경시 문화관광은 주흘산, 여궁폭포, 혜국사와 문경관문을 연결해 안내하고 있다.
비가 내린 다음 날에는 계곡 수량이 늘어나 여궁폭포의 풍경이 더욱 힘차게 느껴질 수 있지만, 흙길과 돌길은 미끄러워진다. 정상과 영봉을 연결하는 긴 산행을 계획한다면 출발 시간을 여유 있게 잡고, 일몰 전 하산할 수 있도록 시간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주흘산과 문경새재 일대의 최신 관광·탐방 정보는 문경시 문화관광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산행 준비 메모
가을비가 내린 뒤에는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가 도움이 된다. 미끄러운 내리막에서는 보폭을 줄이고, 등산 스틱은 균형을 잡는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정상과 영봉을 함께 걷는 일정은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충분한 식수와 행동식을 준비하고, 하산 후 문경새재 길까지 이어지는 거리도 산행 계획에 포함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몰 시간이다.
산에서는 “조금만 더 가면 되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한 판단이 될 때가 있다. 헤드랜턴을 준비하고, 자신의 현재 위치와 남은 시간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 관련 사이트 및 여행 정보
🌿 ① 문경 문화관광
주흘산과 문경새재를 비롯해 문경의 관광지, 여행 코스, 숙박과 음식 정보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 ② 주흘산 산행 정보
주흘산과 주변 산행지, 혜국사와 연계된 산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③ 문경새재 탐방 정보
여궁폭포와 혜국사, 문경새재 길의 주요 지점을 살펴볼 수 있다.
🌿 ④ 코레일 승차권 예매
문경 지역으로 철도 이동을 계획할 경우 열차 시간과 승차권을 확인할 수 있다.
🌿 ⑤ 시외버스 예매
출발지에서 문경으로 이동하는 시외버스 노선과 승차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주흘산 준비물 체크리스트
□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
□ 충분한 식수
□ 간단한 행동식
□ 방풍·방수 재킷
□ 등산 스틱
□ 등산 장갑
□ 헤드랜턴
□ 보조배터리
□ 개인 상비약
□ 계절에 따른 보온 장비
□ 우천 후 여벌 양말
🌿 추천 숙박
🏡 문경새재 주변
주흘산을 이른 시간부터 산행하고 문경새재까지 함께 둘러보려면 문경새재 주변에 숙소를 잡는 방법이 편리하다. 문경시 문화관광에서는 새재 주변 호텔·리조트와 펜션 등 여러 숙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문경읍 일대
문경읍에서 바라보는 주흘산의 풍경을 다시 만나고 싶다면 문경읍 일대를 여행 거점으로 잡는 것도 좋다. 산행 전날 머물고 이른 시간 제1관문에서 산행을 시작하기에 편리하다.
🌄 이전 산행 이야기 다시보기
「산바람 · 글바람 ⑧」 계명산 산행기, 닭 울음이 새벽을 깨우는 산
비가 내린 다음 날, 젖은 산길을 오르며 닭과 지네에 얽힌 오래된 전설을 따라 걸었던 충주 계명산의 여정입니다.
두 번이나 미끄러져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정상에 섰을 때, 작은 정상석 아래로 펼쳐진 충주호의 고요한 물빛을 바라보았습니다. 계명산에서는 새벽이란 어둠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 오는 것이 아니라, 넘어진 사람이 다시 일어나 걷기 시작하는 순간 이미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품고 내려왔습니다.
🌄 다음 산행 이야기
「산바람 · 글바람 ⑩」 치악산 산행기
주흘산에서는 오래 바라보기만 했던 산을 직접 걸으며, 스무 해 전 문경의 어두운 산길과 오늘의 나를 다시 마주했습니다. 산은 그때도 지금도 같은 자리에 있었지만, 산을 바라보고 걷는 사람의 마음은 세월 속에서 조금 달라져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강원도의 치악산으로 향합니다. 깊은 숲과 긴 오르막,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능선을 따라 걸으며 치악산이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어떤 산으로 기억되어 왔는지를 천천히 만나보려 합니다.
주흘산에서 산은 오래전부터 같은 자리에 있었고, 내가 이제야 그 말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면, 치악산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가 길 위에서 기다리고 있을지 한 걸음씩 걸어보겠습니다.
🍃 산길의 끝에서
주흘산에서 산은 오래전부터 같은 자리에 있었고, 내가 이제야 그 말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면, 치악산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가 길 위에서 기다리고 있을지 한 걸음씩 걸어보겠습니다.
산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지만, 그 길을 걷는 우리의 마음도 세월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스무 해 전 문경의 산에서 나는 어둠 속에 길을 잃었다.
그날 누군가의 도움으로 무사히 산을 내려왔다.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문경의 산을 걸었다.
이번에는 서두르지 않았다.
여궁폭포 앞에서 멈추었고,
힘들면 쉬었으며,
몸이 지쳤을 때는 끝까지 걷는 것만이 좋은 산행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산이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
내가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어쩌면 우리가 산을 다시 찾는 이유도 그런 것인지 모른다.
예전에 걸었던 산길을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조용히 바라보기 위해서.
주흘산은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
나는 이제야 그 산의 말을 조금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다음 산길에서 다시 만나겠습니다.
⭐ 산바람 · 글바람
스무 해 전
문경의 어두운 산길에서
나는 산 앞에
한없이 작은 사람이었습니다.
길을 안다고 생각했고,
경험이 있다고 믿었지만
어둠이 내려오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문경의 산을 걸었습니다.
이번에는
폭포 앞에서 멈추었고,
힘들면 쉬었으며,
미끄러운 길에서는
천천히 발을 내디뎠습니다.
산은 그때도
지금도 같은 자리에 있었습니다.
달라진 것은
산이 아니었습니다.
세월은
산을 낮추지 않았고,
다만 나에게
고개를 낮추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주흘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산을 내려온 뒤,
오래도록
그 산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산은 늘 그 자리에 있었는데,
나는 이제야
그 말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산바람 · 글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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