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람 · 글바람 ⑫」 함백산 떠나는 겨울을 마중하다

 


함백산 설경과 상고대, 정상에서 건너편 태백산 풍경
만항재에서 다시 겨울 속으로 들어가 만난 함백산

봄이 시작된 3월, 만항재에서 다시 겨울 속으로 들어가 만난 함백산. 상고대가 빛나는 능선 위에서 건너편 태백산을 바라보며 떠나는 계절의 마지막 인사를 들었다.

산바람이 스쳐 간 자리에는 풍경이 남고,

글바람이 머문 자리에는 기억이 남습니다.

산을 걸으며, 마음에 한 페이지를 적어 내려간 기록.

떠나는 겨울을 붙잡으려 갔는데, 함백산에서는 오는 봄의 기척까지 함께 만났다.

떠나는 겨울의 끝을 한 번 더 붙잡고 싶었다

3월의 시작이다. 봄이 문턱까지 다가왔는데도 겨울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강원도에는 봄을 시샘하듯 눈이 내리고, 서울에는 봄비가 진눈깨비와 섞여 조용히 겨울의 등을 밀고 있었다.

계절은 이미 봄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떠나는 겨울의 끝을 한 번 더 붙잡고 싶었다. 겨울 산에서 만났던 눈의 기억이 자꾸 마음을 흔들었다. 겨울은 늘 떠나고 나서야 아름다웠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계절이다. 눈 덮인 산길을 걸을 때는 춥고 힘들다 하면서도, 막상 봄이 오면 하얗게 빛나던 능선과 나뭇가지에 피었던 상고대가 그리워진다.

늦은 심술처럼 강원도에 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길을 나섰다.

처음 향한 곳은 계방산이었다. 예전에 몇 번 올랐던 산이다. 오래된 산행의 기억이 서리처럼 내려앉아 있는 곳이기도 했다. 운두령에서 시작해 눈길을 오르던 기억, 바람에 몸을 기울이면서도 능선 끝에서 펼쳐지는 설경을 바라보았던 시간이 아직 마음 한편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몇 해 만에 다시 찾은 계방산은 내가 기억하던 때와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산불 통제 기간이라 산행은 허락되지 않았다. 산 입구에 서서 잠시 능선을 바라보았다. 산은 그대로인데 사람의 발길만 멈춰 있었다.

아쉬웠지만 산에서는 때로 돌아서는 것도 산행이다.

어디로 갈 것인가 잠시 생각하다 문득 함백산이 떠올랐다. 눈을 만나러 왔으니 조금 더 높은 곳으로 가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길을 돌려 찾아간 곳이 함백산이다.

🌿 이번 산행 한눈에 보기

🏔 산행지
강원특별자치도 함백산

📅 산행 시기
3월 초, 늦겨울과 초봄이 맞닿아 있던 시기

🥾 주요 코스
만항재 → 함백산 정상 → 만항재 원점회귀

📏 산행 거리
짧은 편이지만 눈과 바람, 기온에 따라 체감 난이도 차이가 큼

산행 시간
여유 있게 왕복 산행 가능, 상고대와 조망을 즐기며 천천히 걷기 좋은 코스

난이도
★★★☆☆
거리는 비교적 짧지만, 겨울철 결빙과 강풍이 있으면 긴장감이 커짐

🌳 산행 환경
고갯길 · 완만한 오르막 · 설경 능선 · 상고대 · 강풍 구간 · 탁 트인 정상 조망

🏡 숙박
태백시 · 정선 고한·사북권 · 만항재 인근 숙소 연계 가능

🚗 이동 방법
자가용 이동이 편리하며, 태백·고한 일대에서 연계 가능

함백산은 해발 1,573m의 고산으로, 만항재에서 비교적 짧게 오를 수 있으면서도 높은 산 특유의 바람과 설경을 만날 수 있는 산이다. 겨울과 초봄에는 상고대와 설경을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고, 정상에서는 태백산과 백두대간의 흐름을 함께 조망할 수 있다.


태백산과 등을 맞댄 산

함백산은 태백산과 서로 등을 맞대고 백두대간의 큰 흐름을 이어가는 산이다. 한쪽에는 태백산이 묵직한 산세를 펼치고, 그 맞은편에 함백산이 고원 특유의 넓고 깊은 능선을 내어놓는다. 둘은 서로 다른 산이지만 이곳에 서면 따로 떨어져 있다는 느낌보다 하나의 거대한 산맥이 몸을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산은 사람처럼 이름으로 서로를 나누지만 능선은 경계를 모른다.

태백산에서 흘러온 산줄기는 다시 함백산을 지나고, 함백산의 바람은 어느새 태백산 자락으로 건너간다. 아마 산에게는 우리가 붙여놓은 이름보다 서로 이어진 능선이 더 오래된 기억일 것이다.

함백산으로 향하는 마음 한구석에는 그런 생각이 먼저 자리했다.

오늘 내가 오르는 것은 함백산이지만, 건너편에는 태백산이 있고, 두 산 사이에는 이름보다 더 오래된 바람의 길이 흐르고 있다는 생각.


만항재에서 다시 겨울 속으로 들어가다

만항재로 향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창밖의 풍경도 달라졌다. 산 아래에서는 봄이 가까워 보였는데 길을 따라 올라갈수록 다시 겨울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만항재는 높은 고갯길답게 겨울이 오래 머무는 곳이었다. 도로 주변에는 아직 눈이 남아 있었고, 바람은 봄이라는 말을 믿지 않는 듯 매서웠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찬 공기가 얼굴을 때렸다.

그래, 아직 겨울이 끝난 것은 아니구나.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배낭을 메고 산길로 들어섰다. 처음 길은 비교적 완만했다. 그러나 눈이 얼어붙은 곳이 많아 아이젠을 착용하고 걸어야 했다. 발을 디딜 때마다 눈과 얼음이 밟히는 소리가 났다.

사각, 사각.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겨울 산의 목소리였다.

산 아래에서는 눈을 찾아 강원도까지 달려왔는데, 막상 그 눈 위를 걷자 겨울이 아직 곁에 남아 있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떠나는 줄만 알았던 계절이 마지막으로 어깨를 내어주고 있는 것 같았다.


높이 올라갈수록 나무들은 흰 숨을 달았다

고도를 높일수록 숲의 표정도 달라졌다. 처음에는 가지 끝에 몇 조각씩 붙어 있던 상고대가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많아졌다. 어떤 나무는 하얀 꽃을 피운 듯했고, 어떤 나무는 밤새 눈보라와 싸운 노인처럼 온몸에 서리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햇살이 가지 사이로 들어왔다. 상고대는 그 빛을 받아 반짝였다.

겨울이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산에 걸어두고 가는 장식 같았다.

파란 하늘 아래 하얀 능선이 펼쳐졌다. 햇살은 따뜻했지만 바람은 차가웠다. 봄과 겨울이 산 위에서 서로 자리를 바꾸고 있는 것 같았다. 한쪽에서는 눈이 녹고 있었고, 그늘진 곳에서는 여전히 얼음이 길을 붙들고 있었다.

함백산의 3월은 봄도 아니고 완전한 겨울도 아니었다.

두 계절이 잠시 한 산에 머물러 서로의 등을 바라보고 있는 시간 같았다.


🍂 오늘의 시

함백산 상고대 / 송현

밤새 바람이 다녀간 자리,
나무마다 하얀 숨결을 달고 섰다.
누가 저 높은 가지 끝에
겨울의 마지막 말을
이토록 하얗게 적어 두었는가.

햇살 한 줄기
산허리를 넘어오자
상고대는 유리 종처럼 빛나고,
바람 한 번 지나갈 때마다
은빛 가루가 하늘로 흩어진다.

함백산은 말이 없다.
다만
파란 하늘 아래
흰 어깨를 드러내고,
건너 태백산을 바라보며
오래된 산맥의 안부를 묻는다.

겨울은 떠나면서도
빈손으로 가지 못하여
나뭇가지마다
하얀 꽃 한 송이씩 남겨두고,

나는 그 아래 서서
손 한번 대지 못한 채
녹아 사라질
한 계절의 얼굴을 바라본다.

아,
봄이 오는 길목에서도
겨울은 이토록 눈부신가.

함백산 바람 끝에
흰 꽃잎 몇 장 날리고,
내 마음도 그 바람을 따라
먼 태백의 능선 너머로
백발을 날리며 조용히 흘러간다.


정상으로 오르며 만난 두 계절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바람이 능선을 넘어오는 순간 몸이 휘청거릴 정도였다. 정상에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바람에 모자가 날아갈까 손으로 붙잡으면서도 정상석 앞에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참 묘하다. 올라오는 동안에는 힘들다고 몇 번씩 말하면서도, 정상석 앞에 서는 순간 모두 웃는다. 아마 정상이라는 곳은 높이보다 과정의 기억을 확인하는 장소인지도 모른다.

나도 정상에 서서 주변을 바라보았다.

겨울의 끝자락에 선 함백산 능선이 멀리 뻗어 있었다. 그리고 건너편으로 태백산이 보였다.

태백산은 함백산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묵직하게 앉아 있었다.

나는 한동안 그 산을 바라보았다.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친구가 건너편 능선에서 손을 흔드는 것 같았다.

여기까지 왔으면 나에게도 한번 오지 그래.

태백산이 그렇게 말하는 듯했다.

태백산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기도와 소망이 모이는 산이었다. 사람들은 천제단에 올라 하늘을 바라보고 저마다 마음속 이야기를 내려놓았을 것이다. 함백산에서 바라보는 태백산은 그런 시간을 품은 채 말없이 겨울 능선을 지키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두 산은 닮은 듯 다르다.

태백산이 오래된 이야기와 사람들의 염원을 품은 산이라면, 함백산은 높은 고원 위에서 바람과 구름, 눈의 시간을 조금 더 가까이 보여주는 산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눈이 내리는 날이면 두 산은 하나의 겨울이 된다.

바람은 산의 이름을 가리지 않고 넘어오고, 눈은 경계를 모르고 능선을 덮는다. 사람만 태백산과 함백산을 나누어 부를 뿐, 자연은 오래전부터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 있었을 것이다.


잠시 앉아 마신 따뜻한 커피 한 잔

바람을 피해 햇살이 머무는 곳에 잠시 앉았다. 배낭에서 따뜻한 커피를 꺼냈다. 찬 바람 속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산에서의 커피는 도시의 커피와는 맛이 다르다.

종이컵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한 모금 마셨다.

따뜻한 온기가 목을 타고 내려갔다.

눈앞의 눈밭은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곧 녹아 사라질 눈이라는 것을 알기에 더 오래 바라보게 되었다.

우리의 시간도 어쩌면 저 눈과 같을 것이다.

머무는 동안에는 그 소중함을 잘 모르다가 사라질 때가 되어서야 오래 바라보게 되는 것.

겨울도 그렇다.

눈도 그렇고, 사람의 젊은 날도 그렇다.

붙잡으려 하면 더 빨리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그래서 나는 그저 바라보았다.

떠나는 것을 억지로 붙잡지 않고, 잘 가라고 마음속으로 인사를 건넸다.


떠나는 겨울과 오는 봄이 손을 맞잡는 시간

하산을 시작했다.

올라올 때 보았던 상고대는 햇살에 조금씩 녹고 있었다. 가지 끝에 매달린 작은 얼음 조각에서 물방울이 떨어졌다.

한 방울,

그리고 또 한 방울.

겨울이 봄에게 자리를 내주는 소리 같았다.

만항재로 내려오며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았다. 함백산은 여전히 눈을 이고 서 있었다. 그리고 그 건너편에는 태백산이 있었다.

아마 또 다른 겨울이 오면 나는 어느 쪽 산엔가 다시 서 있을 것이다. 함백산에서 태백산을 바라볼 수도 있고, 태백산에서 오늘 걸었던 함백산을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 나는 오늘을 기억할까.

계방산에서 길을 돌려 우연히 함백산에 왔던 날.

봄을 향해 가다가 다시 겨울 속으로 들어갔던 날.

함백산 정상의 거센 바람 속에서 건너편 태백산의 손짓을 바라보았던 날.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지만, 그 산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은 매번 달라진다.

겨울을 만나러 왔는데 나는 오히려 봄을 보았다.

떠나는 눈 속에서 오는 계절을 보았고, 함백산 정상에서 건너편 태백산을 바라보며 산과 산은 떨어져 있어도 결국 하나의 길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생각했다.

그날 함백산의 겨울은 내게 오래 머물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마지막 눈빛으로 인사를 건넸다.

잘 가라고,

그리고 다시 오라고.

또 다른 겨울에 다시 만날 눈을 뒤로한 채, 나는 건너편 태백산을 한 번 더 바라보고 조용히 봄을 향해 산을 내려왔다.


에필로그|떠나는 겨울을 마중하러 갔다가

처음에는 겨울을 붙잡고 싶었다.

눈을 한 번 더 보고 싶었고, 상고대가 핀 능선을 다시 만나고 싶었다. 그러나 함백산을 걸으며 알게 되었다. 떠나는 계절은 붙잡는다고 머무는 것이 아니고, 오는 계절도 재촉한다고 빨리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산은 늘 자기 속도로 계절을 넘기고 있었다.

만항재의 찬 공기 속에는 아직 겨울이 남아 있었고, 가지 끝에 맺힌 물방울 속에는 이미 봄이 와 있었다. 떠나는 겨울과 오는 봄이 한 산에서 잠시 마주 보고 서 있는 시간. 함백산의 3월은 바로 그런 시간이었다.

건너편 태백산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산은 서로 떨어져 있어도 능선으로 이어져 있고, 계절은 서로 다투는 것 같아도 결국 한 흐름으로 이어진다. 사람의 마음도 아마 그러할 것이다. 지나간 시간과 다가올 시간이 마음속에서 서로 섞이며 우리를 조금씩 달라지게 한다.

그날 함백산은 내게 마지막 겨울을 보여주었고, 동시에 다가오는 봄의 얼굴도 함께 보여주었다.

떠나는 것을 붙잡으려 간 길에서, 나는 오는 것을 먼저 만났다.


🌿 이 산행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함백산은 만항재에서 시작하면 비교적 짧은 거리로 정상에 오를 수 있어 사계절 내내 많은 사람이 찾는 산이다. 다만 거리가 짧다고 해서 만만한 산은 아니다. 해발이 높은 편이라 바람이 매우 강할 수 있고, 겨울과 초봄에는 결빙 구간이 많아 체감 난이도가 높아진다.

특히 3월의 함백산은 산 아래의 계절만 보고 준비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도심과 들머리에서는 봄기운이 느껴져도 만항재와 정상부에는 눈과 얼음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상고대를 기대하고 찾는다면 기온과 습도, 바람의 조건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만항재는 우리나라에서 차로 오를 수 있는 높은 고갯길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어 접근은 비교적 편리한 편이다. 덕분에 정상까지 짧게 오르더라도 고산의 설경과 넓은 조망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함백산의 큰 매력이다.

🌿 산행 준비 메모

초봄 함백산은 바람이 강하고 체감온도가 낮다. 방풍 재킷과 장갑, 모자는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다. 눈이 녹았다 얼기를 반복한 구간이 많으면 아이젠이 필요하고, 짧은 산행이라도 물과 간단한 행동식을 챙기는 것이 좋다.

사진을 찍기 위해 장갑을 자주 벗게 되니 손이 쉽게 차가워질 수 있다. 보온 장갑과 여벌 장갑이 있으면 한결 편하다. 정상에서는 바람이 강하므로 오래 머물 계획이라면 따뜻한 음료를 준비해도 좋다.

🌿 관련 사이트 및 여행 정보

🌿 ① 태백 관광 정보

👉 태백시 문화관광 바로가기

함백산과 태백산, 태백 지역 관광지와 여행 정보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 ② 정선 관광 정보

👉 정선군 문화관광 바로가기

만항재와 고한·사북권을 포함한 정선 지역 여행 정보를 살펴볼 수 있다.

🌿 ③ 대한민국 구석구석

👉 대한민국 구석구석 바로가기

함백산, 태백산과 주변 여행지, 계절별 여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④ 코레일 승차권 예매

👉 코레일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태백·정선 인근 이동을 위한 열차 시간과 승차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⑤ 시외버스 예매

👉 티머니 시외버스 통합예매 바로가기

출발 지역에 따라 태백·고한 방면 시외버스 노선과 예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함백산 준비물 체크리스트

□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
□ 아이젠 또는 결빙 대비 장비
□ 방풍 재킷
□ 보온 장갑과 모자
□ 충분한 식수
□ 간단한 행동식
□ 따뜻한 커피나 보온병
□ 보조배터리
□ 선글라스 또는 고글
□ 개인 상비약
□ 여벌 양말

🌿 추천 숙박

🏡 태백시내 숙소

함백산과 태백산을 함께 묶어 산행하거나 태백 지역 여행을 함께 계획한다면 태백시내를 숙박 거점으로 잡는 것이 편리하다. 다음 날 태백산으로 이어가거나, 태백의 다른 명소를 둘러보기에도 좋다.

👉 태백시 문화관광 바로가기

🏡 고한·사북권 숙소

만항재 접근성과 정선권 여행을 함께 고려한다면 고한·사북 일대 숙소도 좋은 선택이다. 함백산 산행 전날 여유 있게 이동해 머물기 좋고, 주변 관광과 식사를 함께 계획하기에도 편하다.

👉 정선군 문화관광 바로가기

🌄 이전 산행 이야기 다시보기

「산바람 · 글바람 ⑩」 치악산 산행기, 비로봉에서 돌아본 시간

3월의 치악산에서 나는 봄을 만나러 갔다가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에서 다시 겨울을 만났습니다. 눈과 얼음이 남아 있는 사다리병창길을 오르며 몇 걸음 걷고 쉬기를 반복했고, 비로봉의 돌탑 앞에서는 변하지 않는 산과 변해가는 사람의 시간을 돌아보았습니다.

치악산의 오래된 보은 설화를 떠올리며,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기억하며 살아왔는지 스스로에게 묻기도 했습니다. 치악산은 힘든 산이었지만, 그보다 더 오래 남은 것은 은혜를 기억하는 마음과 천천히 걸어도 괜찮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 다음 산행 이야기

「산바람 · 글바람 ⑫」 도봉산 포대능선 산행기

함백산에서는 떠나는 겨울을 붙잡으려 갔다가, 오히려 오는 봄의 기척을 먼저 만났습니다. 눈과 상고대가 남아 있는 능선 위에서 건너편 태백산을 바라보며, 산과 산은 떨어져 있어도 결국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음에는 도봉산 포대능선으로 향합니다. 바위와 바람, 능선과 하늘이 가까운 그 길 위에서 또 다른 시간과 기억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함백산에서 겨울과 봄이 서로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면, 도봉산 포대능선에서는 거친 바위 능선 위에서 산이 사람에게 어떤 말을 건네는지 천천히 들어보려 합니다.

🍃 산길의 끝에서

함백산에 간 것은 겨울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눈을 한 번 더 보고 싶었고, 상고대가 핀 가지들을 다시 만나고 싶었다. 그런데 산을 내려오며 생각했다. 그날 내가 만난 것은 겨울만이 아니었다. 겨울이 떠나는 모습과 봄이 다가오는 기척을 함께 본 하루였다.

산 아래에서는 봄이 오고 있었고, 만항재 위에서는 겨울이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두 계절은 다투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서로에게 길을 내어주고 있었다.

사람의 시간도 그렇지 않을까.

지나간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동시에 다가오는 것을 맞이하며 살아가는 일.

함백산 능선에서 건너편 태백산을 바라볼 때, 나는 산들이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도 하나의 길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새삼 생각했다. 이름은 다르지만 바람은 나뉘지 않고, 능선은 끊기지 않는다.

그날 함백산의 겨울은 오래 머물지 않았다.

잘 가라고,

그리고 다시 오라고.

마지막으로 그렇게 인사만 건넨 뒤 조금씩 물러났다.

나는 그 인사를 마음속에 담고 봄을 향해 산을 내려왔다.

다음 산길에서 다시 만나겠습니다.

산바람 · 글바람

떠나는 겨울을
붙잡으려 길을 나섰습니다.

강원도의 눈 소식을 따라
산길을 올랐고,

만항재의 찬 바람 속에서
다시 겨울을 만났습니다.

가지마다 상고대가 피었고,
파란 하늘 아래
흰 능선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나는 함백산 정상에서
건너편 태백산을 바라보았습니다.

두 산은
이름으로는 나뉘어 있었지만,

능선과 바람은
오래전부터 하나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겨울은 떠나면서도
빈손으로 가지 못해

나뭇가지마다
하얀 꽃 한 송이씩 남겨두고,

봄은 그 아래에서
조용히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날 나는
겨울을 만나러 갔다가

오히려 봄을 먼저 보았습니다.

떠나는 것을 붙잡으려 했는데
다가오는 것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산은 늘 그 자리에 있었고,
계절은 자기 속도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변하는 것은 결국
그 산을 다시 찾아가는 사람의 마음이었습니다.

함백산은 마지막 눈빛으로
내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잘 가라고,
그리고 다시 오라고.

산바람 · 글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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